미국은 진정한 파워를 갖추지 못한 외로운 수퍼 파워다. 전 지구적인 혼돈, 그 가운데에서 위험스럽게 표류하고 있는 존재로 다른 나라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02년이었던가. 미국의 좌파 정치학자 이마누엘 월레스타인이 한 말이다. 그
는 수퍼 파워 미국의 추락을 예언했다. 그러나 그 말에 사람들은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었다.
오늘날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 제국주의는 종언을 맞았다. 미국이 세계를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끝났다. 과도한 국가부채에 눌려, 지나친 군비부담으로 미국 경제는 소생의 희망이 없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다.
미국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시각도 꽤나 비관적이다. 퓨 리서치의 국제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22개 국가 국민 중 15개 국가 국민은 미국은 머지않아 세계 1위의 자리에서 밀려나고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한 등급 강등한 이후 미국에 대한 비관론은 한층 팽배해지고 있다. 그래서 나오는 비명은 ‘달러제국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병든 것은 사실이다. 병도 중병에 들었다고 할 정도다. 그 결과 요동치는 게 국제증권시장이다. 미국시대는 그러면 끝난 것인가. 그런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몇 가지 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계경제가 요동을 치면서 귀금속 값에 유로화 가격도 떨어졌다. 이게 지난주의 일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 가운데 미 정부공채에 투자가 몰렸다는 사실이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미 달러화가 여전히 가장 안전한 투자의 피난처란 이야기다. 달러화가 안정세를 보여서가 아니다.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자랑하지만 중국 위안화는 국제시장에서 투자대상으로 신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로화도 과거의 성가를 잃었다. 결론은 달러밖에 없는 것이다.
S&P의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미국경제에 대한 평가절하가 아니다. 미국 정치, 다시 말해 미국 의회에 대한 경고다.
미국의 국가부채위기는 정치권이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하면 조기 해결이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정치권이 파당 싸움만 하고 있다. 그에 대한 질타가 S&P의 조치인 셈이다.
이상 열거한 것은 작은 예에 불과한 것이고, 21세기 형 산업의 선두주자는 미국이라는 사실 등을 감안하면 미국시대가 끝났다는 선언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다.
거기에 또 하나가 있다. “미국의 위대성은 스스로의 결점을 고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한 세기도 훨씬 전 알렉시스 토크빌이 한 이 말처럼 미국은 자정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미국몰락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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