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별난 민족이다. 수많은 북방 민족으로부터 여러 차례 침략 당해 본토를 내줬음에도 이들을 거꾸로 동화시켜 흔적조차 없이 만든 중국 옆에서 수천 년을 살았으면서 아직까지 민족 고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남아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여진, 거란, 몽골, 일본 등으로부터 수없는 침략을 당하고도 살아남은 것을 보면 뭔가 남다른 저력이 있는 것은 틀림없다. 6.25의 잿더미에서 불과 60년 만에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경제 강국으로 선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한국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또 한 사례는 세계를 주름잡는 기업들도 한국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는 일이 많다는 점이다. 몇 년 전 세계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가 한국에 진출했다 본전도 못 찾고 나간 적이 있다.
98년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부푼 기대를 안고 진출했지만 해가 가도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시장 점유율 5위를 벗어나지 못하자 8년 만에 시장을 포기한 것이다. 그 이유로는 한국인을 총책임자로 기용하지 않고 미국 본사에서 일일이 지시하는 바람에 적응이 느려 소비자 기호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분석이지만 한국인들의 토종 기업 선호가 한몫을 한 것도 사실이다.
요즘 커피업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카페 베네가 그것이다. 3년 전 자본금 30억으로 자그마하게 시작한 이 프랜차이즈는 이제 한국 내 매장을 580개로 늘리면서 세계 최대 커피 전문 체인인 스타벅스(한국 내 매장 수 350개)를 압도하고 있다. 곧 미국의 심장인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스타벅스 4배 규모의 매장을 열 예정이다. 그 다음에는 LA, 중국, 동남아를 개척한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이처럼 단기간에 카페 베네가 한국 커피 시장을 제패한 이유로는 한국인 정서에 맞는 매장 분위기와 커피 맛, 연예인들에 주식을 주고 이들을 광고 모델로 적극 내세운 마케팅 등이 손꼽히고 있다. 세계 어디나 천편일률적인 스타벅스와는 다르다는 차별화 전략이 먹힌 것이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엔진인 구글도 한국에서는 별 볼 일이 없다. 점유율이 수 퍼센트 대다. 야후는 아예 1% 선에 머물러 있고 역시 토종인 네이버가 포털 사이트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딴 데서 잘 나간다고 멋모르고 한국에 들어왔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세게 어디서나 잘 사는 중국 화교가 유일하게 발을 붙이지 못한 나라. 고래 사이에 끼어서도 생존권을 지켜낸 나라. 한편으로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걱정되기도 한다. 갈수록 늘고 있는 동남아 등 외국인 이주자에 대한 심한 차별이 한 예다. 한국이 고유의 것을 지키면서도 다양성을 포용할 줄 아는 사회로 발전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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