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지도자 14대 달라이라마의 이름은 텐진 갸초다. 그는 13대 달라이라마 툽텐 갸쵸가가 환생한 것으로 티베트인들은 믿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해지는 이야기는 이렇다. 13대 달라이라마가 죽은 뒤 티베트 승려들은 신성한 호수 라모라초에 가서 기도를 드렸다. 그러던 중 어느 집의 환영을 보았다고 한다.
승려들은 그 집을 찾아 전국을 헤매면서 13대 달라이라마가 쓰던 물건을 하나씩 들고 갔다. 새로운 달라이라마로 보이는 아이가 나타나면 시험을 해보기 위해서였다.
승려들이 텐진 갸쵸를 처음 만났을 때 이 꼬마는 목걸이를 보더니 대뜸 “내 것을 돌려달라”고 했다. 이 아이는 찾아온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고 13대 달라이라마의 물건을 다른 물건들과 섞어놓았는데 모두 정확하게 맞췄다는 것이다.
달라이는 몽고어로 바다라는 뜻이고 라마는 티베트어로 덕이 높은 승려를 말한다. 달라이라마라고 하면 바다처럼 큰 깨달음을 얻은 스승이라는 의미다.
텐진 갸초, 14대 달라이라마는 중국의 티베트 침공 점령과 함께 1959년 인도로 망명했다.
그 달라이라마가 지난 주말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 지난해 2월에도 만났으니까 두 번째다. 중국이 예상대로 강하게 반발했다. 온갖 격한 용어를 동원해 내정간섭이란 성명을 발표하고 북경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를 했다.
그 후속수순인지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은 공산당 간부들을 대동하고 바로 다음날 티베트를 방문했다. 티베트편입 60주년행사에 극히 이례적으로 공산당 고위층이 대거 참석한 것이다.
달라이라마의 움직임에 왜 북경당국은 이처럼 난리를 떠는 것인가. 그들 역시 달라이라마를 내심으로는 활불(活佛)로 보고 그 신통력을 두려워하는 것인가.
“중앙권력이 붕괴될 때 찾아오는 것은 혼란이다. 그런 혼란 상황은 아무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달라이라마가 워싱턴포스트와의 대담에서 한 말이다.
여성에게 강제로 피임주사를 놓고 1백만 이상을 학살하는 등 살벌하기 짝이 없다. 중국의 티베트정책을 말하는 것이다. 그 중국에 대해 달라이라마는 격한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다. 오히려 동정적이다. 그러면서 중국이 나아 갈 길은 민주화밖에 없다고 설파한다.
그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오늘날의 중국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사법권의 독립, 언론의 자유가 없는 상태에서 자본주의는 부패라는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미국과 서방은 중국의 세계시장 진입을 도왔다. 그러므로 서방의 자유세계는 중국의 민주화를 도와야 할 책임이 있다.” 계속되는 달라이라마의 말이다. 그리고 망명생활이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장래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다. 좋은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왜 달라이라마를 중국공산당은 그토록 두려워할까. 티베트독립이 두려워서. 그도 그렇지만 그가 전하는 민주화의 메시지에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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