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조
마케팅 교수
엄청난 회오리바람에 집과 함께 어디론가 날아간 소녀 도로시. 그곳에서 만난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그리고 사자와 함께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지만 사악한 서쪽 마녀를 먼저 없애라는 말만 듣는다. 우여곡절 끝에 서쪽 마녀를 없앤 도로시는 결국 착한 남쪽 마녀의 도움으로 고향에 돌아간다.
우리가 아는 ‘오즈의 마법사’ 줄거리다. 그런데 만약 사실은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르다면? 착하고 예쁜 남쪽 마녀가 알고 봤더니 공주병 환자고, 우리의 도로시가 싸워 이긴 초록색의 사악한 마녀가 사실은 나쁜 짓을 저지른 오즈의 마법사에 맞서 싸우다가 억울하게 나쁜 마녀로 몰린 정의로운 마녀였다면?
뮤지컬 ‘사악한 자(The Wicked)’의 줄거리가 그렇다. ‘오즈의 마법사’가 바탕이 됐지만 정작 동화 속 주인공 도로시는 공연 내내 딱 한 장면, 그것도 실루엣으로만 나올 뿐, 이 뮤지컬에서는 사악한 마녀로 알려진 앨파바와 착한 마녀 글린다가 주인공이다.
알고 보니 앨파바는 초록색의 피부 때문에 늘 놀림을 받지만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고, 글린다는 예쁜 것 하나 믿고 도도하게 구는 여학생이다. 또 도로시와 함께 다니는 양철나무꾼이 사실은 글린다를 짝사랑하던 남자였고 허수아비와 사자도 나름의 뒷 이야기가 있었던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를 곧이곧대로 뮤지컬로 만들었다면 아마 하품하는 작품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이야기를 뒤집은 이 뮤지컬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이 더 열광하는 대박 문화상품이 되어 2003년 미국에서 초연 후 브로드웨이 사상 최고의 주간 매출액 기록을 경신했다.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속담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르지 못할 나무? 분명 있다. 나무가 두께, 성질, 크기에 따라 쓰임이 달라지듯 사람도 능력이 다르고, 그릇의 크기가 다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쳐다보지도” 말라니.
오를 수 있을지 없을지를 판단하려면 우선 쳐다봐야한다. 얼마나 높은지, 얼마나 두꺼운지, 곁가지는 어떻게 나있는지 봐야 오를지 말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뒤집어 생각해보면 오르지 못할 나무라도 일단 쳐다는 봐야한다는 말이다. 쳐다보면 오를 방도가 생길지도 모른다. 쳐다봤는데도 오르지 못할 나무라는 확신이 들면 그때 포기해도 늦지 않다. 단, 쳐다보는 것을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열정과 노력으로도 오르지 못할 것 같으면 오를 수 있는 다른 나무를 찾는 게 현명한 일이다.
오르지 못할 나무 옆에는 그보다 더 높고 멋진, 남들은 오르지 못할 테지만 자신의 능력으로는 쉽게 오를 수 있는 나무들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이 무더운 여름, 내 인생은 왜 이리 무료하고 지루하냐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혹시 늘 똑같은 생각, 똑같은 행동, 똑같은 만남만 되풀이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자. 그런 인생이 즐거울 리 없고, 그런 인생에서 남다른 생각이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리도 없다.
고정관념에서 탈출을 시도해 보자. 우리가 습관적으로 매일 되풀이하는 일상적인 사고와 행동, 인간관계를 깨부수는 순간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고, 하루가 유쾌해지며, 인생이 재미있어지지는 않을까.
콩쥐 아빠와 재혼한 못된 팥쥐 엄마에게 알고 보면 처녀 시절 콩쥐 엄마와 얽힌 가슴 아픈 삼각관계 러브 스토리가 없었으리란 법도 없다. 한번만 뒤집어 생각하면 인생이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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