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본인의 힘만으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한 사람들 이야기는 언제나 감동적이다. 미국에서 아직까지 가장 위대하면서도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링컨이 꼽히는 이유도 그가 대통령으로서 이룬 업적 못지않게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섰다는 데서 큰 점수를 받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대개의 경우 명문가의 자제로 국가를 위해 헌신한 경력이 있거나 빈한한 가정 출신으로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룬 업적이 있어야 한다. 제2차 대전 중 배가 침몰해 구사일생의 위기 속에서도 동료의 목숨을 구해낸 케네디나 역시 2차 대전에 해군 조종사로 참전한 아버지 부시가 전자의 예다. 반면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손에서 어렵게 자란 클린턴과 오바마는 후자에 속한다.
일단 인생 스토리가 괜찮고 능력만 있으면 이름이 얼마나 알려졌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제까지 무명 인사가 하루아침에 백악관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1992년 초 아버지 부시의 인기가 너무 높아 민주당 거물은 아예 출마를 포기하고 소위 ‘일곱 난쟁이’로 불리는 잔챙이만 나왔다. 그중에서도 무명이던 클린턴은 ‘희망’을 기치로 내걸고 극적인 승리를 연출해냈다.
2008년 대선도 그랬다. 지명도와 관록 등 모든 면에서 힐러리에 뒤지던 오바마가 예상을 뒤엎고 당내 경선을 따내더니 백악관마저 차지한 것이다. 케냐 유학생과 백인 여성의 아들로 태어나 온갖 장애를 극복하고 대선 주자가 됐다는 사실과 ‘변화’를 외친 그에게 미 국민들은 반한 것이다.
내년 대선을 1년 앞두고 극심한 인물난에 시달리던 공화당에 스타가 태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언론은 13일 뉴햄프셔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주자 토론회에서의 승자로 단연 미네소타 출신 연방 하원의원 미셸 바크만을 꼽고 있다.
역시 어려서 부모가 이혼해 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란 그녀는 변호사 자격을 따 한 때 IRS 직원으로 근무하기도 했으나 방대하면서 부조리한 세법 집행에 환멸을 느끼고 뛰쳐나와 정계에 투신했다. 주 상원을 거쳐 2006년 연방 하원에 진출, 3선 의원답지 않은 노련함과 관록을 과시하고 있다. 2010년 선거에서는 850만 달러를 모아 하원의원 선거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바쁜 공직 생활을 하면서도 5명의 자녀를 낳아 기르고 23명의 포스터 엄마 역할까지 하고 있다.
연방 하원의원만 지낸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미국 역사상 링컨이 유일하다. 바크만의 백악관 입성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다반사인 것이 대통령 선거다. 1년 반 동안 경기가 회복되지 않거나 더 악화된다면 1992년과 2008년에 일어난 일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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