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한국학교동북부협의회(회장 고은자)가 선발하는 ‘이승은 장학생’의 제2회 수상자로 선정돼 지난 14일 장학금을 전달받은 박보경(사진 왼쪽·미국명 샤론·그레잇넥 사우스 고교 11학년)양과 김진형(사진 오른쪽·미국명 다니엘·벤자민 프랭클린 중학교 7학년)군은 최근 부모의 암 투병을 지켜본 같은 고통을 경험했다.
박양은 지난해 여름 유방암 진단을 받은 어머니의 투병생활을, 김군은 불과 3개월 전 위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의 투병생활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부모에 대한 감사를 누구보다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박양은 “수술 후 아직도 약물치료 중이지만 엄마와 나는 단순한 모녀 사이를 떠나 서로에게 절친 이상으로 의지하는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암 선고와 장기간의 투병생활 후 이번에 처음 맞았던 ‘어머니 날’에는 가족이 둘러 앉아 감사한 마음에 그저 펑펑 울기만 했을 정도로 만감이 교차한 잊지 못할 날이 됐단다.
퀸즈한인교회 한글학교에 다니며 한국어 공부도 열심인 박양은 “엄마의 건강도 회복 중이고 장학금까지 받게 돼 내겐 너무 복된 한해가 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엄마의 투병생활을 통해 의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장래 의사의 꿈을 꾸게 됐다는 박양은 내년에 대학 입학 후를 대비해 엄마와 소통할 수 있도록 틈틈이 엄마에게 컴퓨터를 가르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김군은 평소 만능스포츠맨으로 불릴 만큼 건강만큼은 자신 있던 아빠의 위암 선고로 자신의 인생관도 많이 변하게 된 케이스. 지금은 병원에서 퇴원 후 집에서 회복 중인 아빠가 자신의 곁에서 숨을 쉬며 함께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쁘고 투병생활을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아빠가 자랑스럽기만 하다고.
아직 어리지만 부모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부모와 더 많이 대화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단다. 특히 한국어 실력을 다지려면 부모와의 잦은 대화는 물론, 한인들과의 꾸준한 교류가 핵심이라며 한국학교 가기 싫어하는 또래 친구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어릴 때 아빠에게 배운 수영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김군은 아빠가 빨리 회복해 함께 운동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승은 장학생은 2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승은 전 협의회장을 기리며 설립된 것으로 학생 자신이나 가족의 투병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한국어 학업 열정을 잃지 않도록 장려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한국에서 출생해 4세 때 미국에 온 1.5세인 박양은 박석상·홍영자씨 부부의 1남1녀 중 둘째고, 뉴저지에서 출생한 2세인 김군은 김정훈·김영미씨 부부의 1남1녀 중 첫째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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