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통 큰 기부가 남가주 한인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현대차 미주법인인 현대모터아메리카(HMA)는 지난 10일 소아암 퇴치를 위한 기금으로 1,000만 달러를 오렌지카운티 어린이병원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병원의 근 50년 역사상 최고 액수의 기부이자 관련 연구센터가 ‘현대 암 연구소‘로 명명된다니 한인들로서는 뿌듯할 수밖에 없다. 잘 사는 친정이 시집 동네에서까지 선행을 베푸는 격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상승일로이다. 지난달 9.4%였던 것이 오는 6월~8월이면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불과 20여년 전 현대차가 미국에 첫발을 내디뎠던 때를 돌이켜보면 하늘과 땅의 차이다. 도로에서 어쩌다 현대차가 눈에 띄면 반가움에 가슴이 뛰던 경험을 우리는 기억한다. 당시 한인들은 ‘현대’라는 이름 하나 보고 자동차를 샀고, 그것이 초창기 판매율에 무시못할 근간이 되었다.
지금 브랜드 ‘현대’는 자동차 부문 ‘고객 충성도 조사’에서 2년째 수위를 지키고 있다. 각고의 기술향상과 더불어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동 마케팅이 큰 몫을 했다. ‘자동차가 아닌 가치를 판다’는 슬로건 아래 현대는 미국의 각 커뮤니티에 적극 다가갔다. 한파, 홍수 등 피해지역을 찾아가 지원했고, 13년째로 접어든 소아암 지원 총액은 올해로 3,400만 달러에 달한다. 기업이 이윤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대해 우리는 자랑스럽다.
그렇기는 해도 미진한 감이 없지 않다. 한인사회에는 불경기로 정부 지원금이 깎여 현상유지도 어려운 봉사단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류사회로 지원되는 천만단위의 기금에서 단 1%만 덜어내도 이들 단체에게는 큰 보탬이 된다. 물론 기업의 지원을 받으려면 한인단체들이 먼저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전망 있는 프로젝트, 전문적 플랜, 투명한 기금운용은 기본이다.
현대차가 지역사회 지원예산 중 한인커뮤니티를 위해 일부 안배하는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일본 기업들이 이웃 일본 커뮤니티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보이는 확고한 동족애가 아쉽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미주 한인사회에 좀 더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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