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르케고르의 우화 중 ‘철새’라는 것이 있다.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 다가오자 철새 오리들이 남쪽으로 날아가기 위해 떼를 지어 먼 여행길을 나섰다. 한참 날아가다 보니 배가 고프고 피곤해졌다.
그때 마침 눈앞에 누렇게 잘 익은 콩밭이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오리들은 “오늘은 우리들의 생일날이다! 굶주린 배를 채우고 하루만 쉬었다 가자”라고 환호성을 지르며 콩밭에 내려앉았다. 이튿날 아침이 되었다. 붉은 태양이 콩밭 사이로 떠오를 때 오리들은 큰 날개를 펼친 다음 하늘로 솟아올라 목적지를 향하여 다시 출발했다. 그런데 한 오리만 떠나지 않았다. “하루만 더 쉬었다 가야지”라고 말하면서 남아 있었다.
다음 날이 되었다. 그 오리는 “오늘 하루만 더 쉬었다가 내일 출발 해야지” 하면서 또 주저앉았다. 이렇게 하기를 몇 날을 더 반복하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놀란 오리는 두 날개를 펼쳐 하늘을 바라보고 솟구쳐 올랐다. 그러나 이게 웬 일인가. 날을 수가 없었다. 몸이 비대해지고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이 오리는 추운 눈보라에 묻혀 콩밭에서 죽고 말았다. 이듬해 봄이 되자 친구 오리들이 다시 찾아왔다. 허무하게 죽어있는 동료를 보고 “욕망을 조금만 절제했더라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텐데...” 하
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한국을 대표하는 야구 선수가 누구냐고 물으면 누구나 이구동성으로 추신수 선수라고 말한다. 그의 성적은 화려하다. 2010년도의 타율이 3할 대이고, 메이저리거들의 꿈인 20-20클럽(한 시즌 홈런 20-도루 20개 동시 달성)에도 가입했다. 현재 그가 클리블랜드의 인디언스에서 연봉 400만 달러를 받고 있는데도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로 알려졌다. 이제 그
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국민스타일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해 주는 최정상급 선수가 되었다. 그런데 추신수 선수가 지난 2일 새벽 2시경 음주 운전을 하다가 경찰에게 입건되었다. 현장에서 음주 측정을 한 결과 음주운전 법정 기준치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8%를 8배나 넘는 0.201%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만취 상태로서 좌우를 제대로 구분할 수 없고, 똑바로 걸을 수도 없는 상태다.
미국에서 음주운전은 관용의 여지없이 거의 중범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추신수 선수가 체포되자 경찰에게 “잘못하면 나는 추방 받을 수도 있다. 내가 만일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미국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것으로 끝난다. 내 삶은 끝난다.”라고 선처를 요구했다. 이 같은 언행은 자기를 키워 준 조국과 사랑하고 존경해준 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비슷한 나이에 영국 명문 프로 축구팀 맨유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 선수를 보라. 그는 유럽 선수들과 비교하면 키도 작고 왜소하다. 축구 선수의 약점인 평발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금까지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 번도 스캔들이나 이성 문제가 없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자기관리와 자기절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일찍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부귀영화와 공명을 한 몸에 누리고 살았던 이스라엘 최고 전성기의 왕이었다. 그의 부의 규모가 얼마나 컸던지 상아와 정금으로 자신이 앉는 보좌를 만들고 식탁과 그릇을 만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비극으로 끝이 났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에게 주어진 부와 권력을 절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절제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언어, 생각, 행동을 일정한 원칙에 따라 훈련(discipline)하고 통
제(control)하고 지켜(guard)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절제가 잘 된 사람은 언제나 삶의 질과 권위가 향상되고, 절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은 그 반대가 된다.
권력을 쥐고 흔드는 정치인들, 부를 경영하는 기업가들, 인기를 생명처럼 여기는 스타들, 유명 인사들과 성직자자들은 반드시 기억하라. 절제가 수반되지 않는 축복은 어떤 것도 위험하다는 것을. 당신은 리더인가. 포도원 농부처럼 자신의 언어, 생각, 행동을 철저하게 절제하고 가지치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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