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ted Dead or Alive.” 존 웨인이나 클리튼 이스트우드 영화에서 흔히 보던 포스터 문구다. 와일드 웨스턴 시절. 무법자가 은행을 털거나, 무고한 인명을 해친다. 그러면 지명수배 전단이 나붙는다.
거기에 인쇄되는 문구가 바로 “Wanted Dead or Alive.”다. 사살이든 생포든 관계없이 무법자를 체포하라는 주문이다.
2001년 9월11일 알 카에다의 테러공격이 발생한지 한 주 후 조지 부시 대통령은 테러의 수괴로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고 인용한 문구가 바로 이 옛적 와일드 웨스턴 시절의 “Wanted Dead or Alive.“였다.
그리고 근 10년 후 미국은 마침내 그 ‘국제 무법자’를 잡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요일인 1일 한 밤중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미군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 라덴을 파키스탄의 은신처에서 사살했다고 밝힌 것이다.
모처럼 미국이 하나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조지 부시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들에게 그 사실을 통보했다. 또 오바마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평소 같으면 사사건건 시비만 걸던 공화당의 대권주자들도 오바마의 공적을 치하하고 나섰다.
오바마 시대와 걸맞지 않는다고 할까, 더 특이해 보이는 광경은 백악관 주변의 인파와 9.11테러공격의 그라운드제로인 뉴욕 타임스광장에 모인 군중들이었다.
페어트리어티즘의 시대는 부시의 퇴장과 함께 사라진 것 같았다. 그 애국주의가 되살아난 것이다. 환호와 갈채 속에 한 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인파는 계속 늘어났다. 뒤이어 성조기의 물결과 함께 ‘USA!’의 연호에, 미 애국가 합창이 울려 퍼진 것이다.
그러면 이로써 그 지긋지긋하던 테러와의 전쟁은 종식된 것인가. ‘아직은 아니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됨으로써 알카에다가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은 오랜 도피생활을 하면서 상징적 존재로만 남아 그 위상이 약해졌다. 또 알카에다 조직은 중앙집권 형에서 프랜차이즈 형태로 전이된 점등을 들어 알카에다의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당분간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징적 존재로서 오사마 빈 라덴의 존재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도 전망됐다.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그 존재감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끝까지 싸우다가 미군 특수부대의 총격에 숨졌다. 이 같은 최후를 맞은 오사마
빈 라덴은 서방에 대한 지하드의 상징으로 부각되면서 하나의 전설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사마는 죽었을지 모르겠으나 지하드를 향한 그의 메시지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 형제여, 자매여 그의 죽음이 축복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라.” 한 이슬람 웹 사이트에 떠오른 글이다.
테러와의 전쟁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