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미성년 학생들이 성인물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부모가 자녀를 도서관에 보내는 것은 지적자원이 풍부한 환경에서 마음껏 학구열을 충족시켰으면 하는 기대 때문이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오히려 자녀들이 불건전한 내용에 빠져든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에 문제로 지적된 것은 한인타운 내 시립도서관의 성인만화들이다. 한국어 서적 코너에 ‘19세 미만 구독불가’ 만화들이 진열되어있어서 어린 학생들이 마음만 먹으면 꺼내 읽을 수가 있다. 이에 앞서 각 도서관 내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시청, R 등급 등 미성년관람불가 DVD 대출 등이 문제로 거론된 바 있었다.
우선 필요한 것은 도서관측의 보다 세심한 배려이다. 미국의 도서관은 지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그래서 이를 제한할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심하게 말하면 미성년자가 성인물을 열람한다고 해도 이를 금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 원칙은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한인타운 내 도서관이라면 우리 청소년들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도서 관리에 좀 더 신중해줬으면 한다.
특히 피오피코 도서관은 ‘우리 아이들’의 공부방이자 사랑방이다. 방과 후면 몰려들어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다가 부모가 퇴근길에 데려가는 것이 그 아이들의 일과이다. 이들 단골손님에 대해 도서관 직원들은 ‘내 아이’ 같은 마음으로 감독해 주기를 당부한다. 아울러 학부모들은 도서관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도서관에만 보내면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 열심히 하리라는 환상이다. 도서관은 공공장소이다. 장소가 실내이고 도서관 직원들이 있다는 사실만 다를 뿐 길거리와 다름없다. 원칙적으로 13세 미만 자녀를 혼자 도서관에 두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자녀가 어떤 책을 읽으며 어떤 영향에 노출되는 지는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청소년의 지적 정서적 건강을 위해 적정한 감독은 필수다. 도서관과 학부모가 손을 잡고 학생들을 보살펴야 하겠다. 한인사회 미래의 주역인 그들의 바른 성장은 크게 보면 한인 모두의 관심사이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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