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수학 실력자들은 많았어요”
지난 2월 ‘하버드-MIT 수학 토너먼트’에 참가한 김진한(그레잇넥 사우스 고교 11년, 17)군의 소감이다. 김군은 베이사이드의 수학훈련센터(MTC) 소속으로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했지만 팀의 캡틴으로 든든하게 팀을 이끌었다. 한인학생들로만 구성된 MTC학원생 9학년~11학년 15명은 이번 대회에 두 팀으로 나눠 출전했다. 매년 수학영재들이 보스턴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이 대회는 약 20년째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전국학생은 물론이고 한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도 출전자들 약 800명이 참가했다. 김군은 “수학실력은 자신했었는데 우물안 개구리임을 깨닫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며 “특히 멀리 중국에서 출전한 학생들이 일일이 사전을 찾아가며 문제를 풀어내, 결국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9학년 동생들이 첫 출전임에도 대회를 잘 치러 뿌듯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첫 출전 경험을 담담하고 겸손하게 밝혔지만 사실 김군도 이름난 수학 실력자 중 한사람이다. 지난해 가을 퀸즈 칼리지에서 열린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주최 수학경시대회에서 10학년 2등을, 올해 2월 열린 낫소카운티 수학경시대회에서도 500명의 출전자들을 제치고 탑10을 차지했다. 올해 캐나다 수학경시대회에서도 입상했다. 지난 17일에는 미국수학협회 주최 ‘2011 미국수학경시대회 준결승 시험(AIME)’을 그레잇넥 사우스 고교에서 치르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AIME는 전국미국수학경시대회(AMC) 응시생 중 5%에게만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그레잇넥 사우스 고교 학생 중 AIME를 치른 학생은 김군을 포함, 단 두명이었다. 이 대회에서 전국에서 상위 300명안에 들면 미국 수학올림피아드(USAMO) 멤버가 된다.
그러나 김군이 수학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2005년 도미한 김군은 미국에 온지 2년 만에 아너스 반에 들어갔지만 망쳐버린 첫 시험이 약이 됐다. 김군은 “그때부터 학원과 병행, 매일 예습을 꾸준히 하면서 모자라는 실력을 다져나갔다”며 “10학년이 되면서 실력이 갑자기 늘어 마치 헤겔의 ‘양질전화의 법칙’을 경험하는 듯했다”고 밝혔다. 양질전화의 법칙은 양의 변화가 질의 변화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 김군은 “내가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 공부를 감히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겸손해하는 김
군은 평범하기만 했던 자신이 이처럼 수학 실력을 쌓은 것은 꾸준한 노력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김군은 10학년때는 학교 축구팀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에서 자원봉사자와 인턴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0센서스와 한인유권자 등록 홍보를 위해 매주 교회와 절, 마트 등을 돌면서 리더십을 배우고, 한인사회의 정치력을 다지는 풀뿌리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험하기도 했다. 축구 매니아인 김군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다. 김군은 “천재적인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내와 노력이라는 것을 박지성 선수가 보여줬다”며 이유를 밝혔다.
김군의 꿈은 간단하지만 복잡하다. ‘쓰임새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김군은 안철수 연구소의 안철수 박사를 자신의 롤 모델로 꼽았다. 김군은 “안철수 박사처럼 재능을 개인의 이익이나 돈을 위해서가 아닌 공공의 이익과 인류를 위해 사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대학에서 역사, 철학 등 폭넓은 공부를 통해 균형 잡힌 시각,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아서 사회에 공헌하고 세상에 쓰임새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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