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신문에서 ‘한일, 역사 교과서 공동 집필에 대한 의견을 접근시켰다’는 기사를 보았다.
외교 통상부 장관과 일본 외무장관의 회담에서 이 같은 의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각 나라마다 역사는 제 나라의 입장을 옹호하는 서술이 있기 마련인데, 몇 백 년을 두고 호시탐탐 이웃 나라를 침략하던 나라와, 수시로 침략당했던 두 나라가 역사 교과서를 공동 집필한다는 뜻이 피침략국 국민의 처지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침략국 일본에서 본다면, 백 가지 왜곡 사항 중에서 단 하나라도 공동으로 참 역사로 인정되어 진다면 손해 볼 것이 없을 것이다.
침략을 했던 일본은, 침략 이전의 한반도 상고대사까지 왜곡해 가면서 침략을 당연시, 필연시 하며 타당성을 부여하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그 역사적 왜곡의 미세한 부분까지도 끝까지 다 밝혀서 바로잡아야 할 이 나라의 역사가들이 저들과 공동으로 연구할 부분이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나라의 역사를 올바로 쓰는데 저들과 타협할 내용이 무엇이 있겠는가?
듣기로는, 일본이 왜곡시켜 놓은 역사 부분을 한국의 역사학자들이 아직은 다 파헤쳐 보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였는데 저들과 공동 집필로 역사 교과서를 만들고 난 후에는 백 가지의 왜곡 중에서 단 한 가지의 왜곡이라도 공동 집필에서 놓치게 되면, 미처 수정하지 못한 왜곡 부분은 오히려 저들의 뜻대로 그대로 인정해주는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의 역사는 우리나라의 역사학자들에 의해 재정립되어야 한다. 우리의 역사학자들이 우리의 역사를 확고한 자세로 올바로 세워놓으면, 우리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하였던 일본이 스스로 그들의 과거 행적에 잘못을 느끼고 부끄러워하는 때가 오지 않겠는가?
수천 년의 역사를 통하여 언제나 일본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던 우리나라가, 근시안적이고 당파적인 위정자들 때문에 일본이라는 이웃 나라에 일시적으로 지배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는 하였지만, 우리민족의 역사를 일본과 협의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우리 민족이 일본의 지배를 당하는 수치스러운 역사는 위정자들의 개인의 영달 추구와, 당파적인 기회주의 정치풍토로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잘못 때문이었고, 현 위정자들은 과거의 이런 잘못을 반추하여 또 다시 이런 실수를 하여서는 안 된다.
요즈음 정치 풍토도 우선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중요시하는 정치 풍토라고 하지만, 진정 국가를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자손만대에까지 남을 선정은 고사하고라도 자손만대에까지 누를 끼치는 보여주기 정치는 삼가하여 주었으면 고맙겠다.
역사학자들 스스로도 그런 역사적 잘못을 범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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