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가 만성 수면부족을 초래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인의 95%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TV나 비디오 게임, 인터넷 등 전자기기에 빠져 잠이 부족하다고 국립수면재단(NSF)이 발표했다. 전자기기 화면에서 방출되는 빛이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잠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사람들의 삶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소셜 네트웍 사용의 폭발적 증가다.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웍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잇는 중심 매개체로 자리를 잡았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을 열면 현재의 친구들은 물론, 수년씩 잊고 살던 초등학교 동창생, 첫 사랑, 옛날 동네친구들까지 모두 불러내 같이 대화하고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으니 여간 편리하지가 않다. 페이스북에 푹 빠져서 페이스북 관리가 주요 일과가 된 사람들이 많다.
오늘은 어느 식당에 가서 어떤 음식을 먹었으며, 누구를 만났고, 어느 백화점세일이 괜찮더라는 등 일상사를 시시콜콜 올리고, 댓글에 댓글을 달다 보면 몇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수면 부족은 다반사가 된다.
그런데 컴퓨터 앞에 혼자 앉아서 이런 사진들, 저런 글들을 올리다 보면 깜빡 잊어버리는 것이 있다. 그 사진과 글들이 온 세계를 떠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다. 대단히 사적인 내용들을 여과 없이 올린 후 후회 막심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차!’ 싶어 뒤늦게 삭제해도 소용없다. 한번 인터넷에 오른 내용은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 어느 누군가의 ‘클릭’을 통해 온라인 세계를 영구히 떠다니기 마련이다.
그래서 파생되는 문제가 여간 심각하지 않다. 이혼, 해고, 학위 박탈 등 패가망신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최근 일례를 꼽자면 지난달 연방하원직에서 물러난 크리스 리 의원(공·뉴욕) 케이스. 크레이그스 리스트에 오른 한 여성의 글에 필경 장난삼아 댓글을 올린 대가가 하원의원직이었다. ‘좋은 체격의 재미있고 멋진 남자’라며 상의를 벗은 사진에, 로비스트 독신남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가 곧바로 들통이 났다.
다행히 그는 이혼은 면했지만 사이좋지 않은 많은 부부들의 이혼을 불러오는 것이 소셜 네트웍이다. 한밤중에 혼자 깨어서 인터넷을 두드리다 보면 쉽게 빠지는 함정이다. 온라인으로 누군가를 만나고 사귀고 그래서 이혼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온라인 이혼 전문기관에 의하면 이혼 청구 케이스 중 20%는 페이스북이 화근이었다. 배우자의 페이스북을 뒤져서 불륜 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근거로 이혼신청을 한 것이다.
몇 년전 펜실베니아의 한 여대생은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내용이 말썽이 되어 학위를 박탈당하기도 했다. 이 여학생은 교과목을 이수하며 한 고등학교에서 교생실습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술 취한 해적’이란 제목으로 사적인 사진을 올리고 지도교사에 대해 막말을 한 것이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대학 측은 학생이 교사로서 자질이 되지 않는다며 교육 전공 학사를 수여하지 않고 대신 영어 전공으로 졸업하게 했다.
무심코 올린 글과 사진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는 돌다리도 두드려야 한다. 잠 못 이루는 밤에 감정에 취해서 함부로 글을 올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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