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스푼선교회가 실시한 한-라티노 이민자 의식 및 커뮤니티 실태조사에서 두 민족은 자라온 배경이나 현재 살아가는 환경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소득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조사 지역이 대형 마켓 이용자라는 한계를 감안한다 해도 한인들은 가계 소득이 일 년에 5만달러에서 7만5,000달러 이하인 사람이 21.3%, 7만5,000달러에서 10만달러 이하인 사람이 10.6%였으나 라티노는 각각 10,3%와 0.6%였다. 2만5,000-5만달러인 사람은 한인 28.7%, 라티노 23.1%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2만5,000달러 이하인 사람은 한인이 19.9%, 라티노 47.4%로, 라티노 두 명 중 한 명은 저소득 가정임이 확인됐다.
<교육 수준>
교육면에서도 한인들은 대졸자가 54.6%로 교육 강국 출신의 면목을 드러냈으나 라티노는 반에도 못 미치는 21.2%에 지나지 않았다. 대학원 학력을 가진 사람은 12%로 열명 중 한명 이상이었으나 라티노는 겨우 2.6%였다.
<이민 환경>
미국 이민 역사를 살펴보면 한인들은 잘 알려진 대로 1970년대 이후 꾸준히 늘어 19.9%(70년대), 21.8%(80년대), 21.3%(90년대), 31.9%(지난 10년) 등이었으며 라티노들은 90년대에 30.1%, 2000년대 41%로 지난 20년에 집중됐다. 이민 사유를 보면 한인들은 재정적인 이유(47.7%)가 가장 많았고 가족 문제(33.3%)가 두 번째였으며 라티노들도 재정적 이유(50.6%)와 가정 문제(22.4%)를 들었다. 미국에 거주한 기간은 한인은 11년 이상 됐다는 사람이 41.7%나 된 반면 라티노들은 17.9%였고 2-5년 됐다는 사람이 30.1%로 가장 많았다.
이민생활의 질 면에서 아무래도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자가 많은 라티노들은 불만이 많았다. 한인 응답자의 50%가 ‘만족한다’고 말한 반면 라티노는 29.5%만 그렇다고 대답했고 14.7%는 매우 고되다(exhausting)고 말했다. 또 한인들의 13.4%는 미국 이민 후나 그 전이나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해 한국에서의 삶의 질도 그만큼 좋아진 실태를 반영했다.
라티노 주민들은 출신국이 매우 다양해 엘 살바도르가 34.6%로 가장 많았고 과테말라(14.1%), 혼두라스(10.3%), 페루(9.6%), 베네주엘라(7.7%), 볼리비아(7.1%), 에콰도르(3.2%), 콜럼비아(1.9%), 아르헨티나(1.9%), 니카라과(1.9%), 푸에르토리코(1.3%), 도미니카 공화국(1.3%) 등의 순이었다.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 않은 응답은 7.7%였다.
<영어 구사력>
교육 수준과 관계가 있는 영어 구사력 질문에서는 한인들의 50.9%가 미국에 오기 전에 영어를 할 수 있었다고 대답했으며 라티노는 겨우 22.4%만 그렇다고 대답, 미국 이민의 원인이 크게 다름을 보여줬다. 흥미로운 것은 주관적인 질문이기는 해도 영어를 잘할 수 있을 때까지 걸린 기간을 묻는 항목에 한인들은 11년 이상 걸렸다는 사람도 23.6%나 됐으나 라티노들은 1년 안에 잘 할 수 있었다고 말한 사람이 28.8%, 5년 내가 31.4%로 한인들 보다 훨씬 빨리 영어를 배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착에 장애를 주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한인(50%)이나 라티노(45.5%) 모두 영어라고 답한 사람이 제일 많았다.
<종교 및 사회 활동>
교회를 포함, 출신국의 전통과 관련되는 단체에 가입돼 있느냐는 물음에는 한인이 65.7%, 라티노가 26.3%가 그렇다고 말해 종교생활을 많이 하는 한인사회의 단면을 보여주었으며 그러한 활동을 하는 이유로 한인들은 ‘모국어를 쓸 수 있다는 점(28.7%)’을 가장 많이 들었다.
종교 생활의 특성에서도 두 커뮤니티는 색다른 면을 보였다. 한인들은 74.5%가 개신교인(Protestant Christian)이라고 말해 가장 많았으나 라티노는 가톨릭이 33.3%로 최다였다. 천주교인인 한인은 10.6%. 라티노는 이밖에 ‘복음주의 크리스천(Evangelical Christian)’이라고 말한 사람이 23.7%였고 ‘유대교‘를 믿는다는 사람도 18.6%였으며 ‘무슬림’도 3.2%나 되는 등 훨씬 다양했다. 반면 한인은 불교인이 6.5%, 힌두교인이 5.1%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커뮤니티의 상호 이해도>
두 민족 간의 이해도를 알아보는 질문에서는 한인의 56.9%가 라티노들을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다고 말했고 라티노는 73.7%가 그렇다고 말했는데 우연인지 모르나 서로를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과 매우 비슷했다. 관계를 맺게 된 동기는 예상대로 직장에서의 인연이 가장 많아서 한인이 38%, 라티노의 48.7%였다. 서로를 알게된 후 인식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한인은 36.1%가 그렇다고 말했고 라티노는 50%였으며 차이가 없다는 사람은 한인 30.1%, 라티노 34.6%였다.
두 커뮤니티의 관계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대안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역시 두 민족의 생활상이 다르게 나타나 있었다. 이 물음에 한인들은 338%가 종교 활동을 통해 유대를 증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나 라티노들은 친목 모임(21.2%)이나 스포츠(14.7%)가 좋다고 대답했다. 소수계 이민자간의 유대 및 협력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한인(67.6%)이나 라티노(69.6%) 모두 매우 중요하다고 대답해 이민자 사회가 화합할 수 있는 토대는 이미 마련돼 있음을 보여줬다.
이밖에 저렴한 보건 서비스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인 3.2%, 라티노 0.1%만이 만족스럽다고 대답했으며 보육 서비스는 한인 18.5%, 라티노 25.6%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일반 자료(Immigration Demographic), 공공 서비스 만족도(Public Service Needs), 이민자 커뮤니티 협력(Immigrant Community Collabration) 등 3개의 영역에 50개 문항으로 된 설문지를 한인 216명, 라티노 1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얻은 것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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