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여성 탈북자 박사’- 이애란씨에게 늘 꼬리표처럼 붙는 타이틀이다. 33살의 나이에 갓 난 아들을 안고 친정식구들과 함께 압록강을 넘어 한국 땅을 밟았다. 남한에 정착한 후 호텔 청소부 등으로 일하며 각고의 노력 끝에 식품영양학 박사가 됐다.
이애란씨는 지난해 미국방문 기회를 가지게 된다. 미국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공동 수여하는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
귀로에 이씨는 LA에서 잠시 지인들과 모임을 가졌었다. 그날 모임의 화제는 북한의 3대 세습에 쏠렸다. 그 자리에서 이씨는 나름의 ‘북한의 권력세습 체험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 때는 그런대로 살만했습니다. 북한의 경제사정도 괜찮았고 평양시민으로 특권도 누리며 지내왔었으니까요. 그러던 집안이 기울기 시작한 것은 김정일로의 후계구도 작업이 가시화된 때부터였습니다.”
김정일이 표면으로 부상하면서 대대적인 숙청이 따랐다고 했다. 권력승계에 직접적인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되는 이른바 요직 인사들은 줄줄이 처형됐다고 한다. 그 숙청의 물결은 중간급 간부층에도 밀려들었다.
그 물결에 떠밀려 이애란씨 가족은 삼수갑산으로 유명한 양강도 삼수군으로 추방됐다고 했다. 이후 계속 소외된 삶을 살다가 결국은 탈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당할 겁니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옹립될 때에는 그래도 북한의 민심이 김일성체제를 떠받들고 있었죠. 경제적인 어려움도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버지에서 아들로 권력세습에는 여러 가지 무리가 따랐다. 때문에 대대적 피의 숙청이 있었고 애꿎은 희생을 당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현재의 북한 상황은 그때 비하면 처참하다고 할 정도다. 게다가 민심도 이반돼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3대 권력세습이다. 무리도 보통 무리가 아니라는 거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대다수 북한주민들은 처형의 공포에 질려 있을 겁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고 떨립니다.” 계속된 이씨의 말이다.
리용철과 리제강. 이들은 누구인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직함을 지닌 북한권력의 실세들이었다. 그 리용철이 사망했다. 지난해 4월의 일이었다. 사인은 심장마비. 그리고 두 달 뒤 리제강 사망보도가 나왔다. 한 밤중 혼자 차를 몰다가 윤화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 공백을 메운 인물이 박용순이다. 그 박용순도 불치병으로 사망했다는 보도다.
북한 권력 핵심 요직 중에 요직이 바로 당조직부 제1부부장 직함이다. 부장 직함은 공석이다. 김정일이 겸직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 다음 자리다. 때문에 권력후계체제 안착에 매우 중요한 자리다.
그 자리에 앉았던 실세들이 잇달아 3명이나 사망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어딘지 석연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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