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온 ‘건강 팔찌’의 효능과 관련한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온갖 소재들로 만들어진 ‘건강 팔찌’는 신체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에너지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광고와 함께 불티나게 팔려왔다. 특히 이런 팔찌들이 프로 스포츠 선수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지고 이들이 팔찌나 목걸이를 착용한 채 경기를 하는 모습들이 TV를 통해 노출되면서 일반인들의 호기심과 구매를 자연스럽게 부추겨 왔다.
지난 몇 년 미국인들 사이에 가장 많은 인기를 끌어 ‘건강 팔찌’는 남가주 라구나니겔에 소재한 ‘파워 밸런스’사 제품. 이 팔찌의 소재는 실리콘이다. 팔찌 안에 들어 있는 홀로그램이 인체의 기와 상호작용을 해 에너지를 높여준다는 파워 밸런스는 개당 29.95달러에 날개가 돋친 듯 팔려 왔다.
파워 밸런스의 인기에는 농구 수퍼스타 샤킬 오닐의 힘이 컸다. 왼쪽 팔목에 파워 밸런스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는 오닐은 “내 나이에 이렇게 뛸 수 있는 건 이 팔찌 덕분”이라며 효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오닐뿐 아니라 LA 레이커스의 라마 오돔과 축구스타 데이빗 베컴까지 이 팔찌를 착용하면서 판매고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영화배우 가운데서는 로버트 드 니로와 제라드 버틀러가 파워 밸런스 애용자다. 이런 유명인들 덕에 4년 전 출시 첫해 불과 8,000달러였던 이 팔찌의 판매고는 2010년 무려 3,500만달러로 뛰었다.
잘 나가던 이 ‘건강 팔찌’에 제동이 걸린 것은 지난해 말. 호주의 최대 소비자 단체가 팔찌의 과학적 효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후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는 파워 밸런스에 대해 환불을 원하는 모든 구입자에게 돈을 돌려줄 것을 명령했다. 더 중요한 것은 파워 밸런스를 압박해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신뢰할 만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시인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후 이 팔찌의 효능과 관련한 논란은 트위터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파워 밸런스는 현재 “우리는 과학적 근거를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운동선수들과 사용자들의 효능 체험을 전달하고 있을 뿐”이라며 한발 빼고 있는 모습이다.
팔찌를 둘러 싼 효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에는 자석 팔찌의 효능에 대해 몇몇 저명한 의학자들이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자석 팔찌와 목걸이에 비해 엄청난 자기장을 발생하는 자기공명 장치도 피부조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이론적으로 팔찌의 과학적 효능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효능은 모르겠지만 막연히 좋은 느낌은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 팔찌의 효능을 둘러싼 논란은 조만간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팔찌 착용에 따른 심리적 효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효능이 있을 것으로 믿으면 실제로 효능이 나타나는 ‘플라시보 효과’이다.
그러니 팔찌 착용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믿는 만큼 효과를 보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으니 말이다. 특히 ‘건강 팔찌’가 일종의 패선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에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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