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대학에 진학한 김모씨(21·여)가 잦은 설사와 배앓이 때문에 한의원을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음식을 잘못 먹었나 싶어 소화제나 지사제를 복용하기도 하고, 병원에서 대장 X선 검사를 받기도 했으나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시시때때로 설사가 심해지다 보니 진료를 받게 된 것입니다.
김씨의 경우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복통, 설사, 변비가 반복되고 이와 더불어 두통, 불면, 어깨 결림 등의 증상도 나타나지만 원인을 알 수가 없고, 어느 순간 저절로 낫기도 하기 때문에 쉽게 병원에 가게 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미국 생활을 하는 한국인들의 경우 한국에 비해 일단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에 자주 노출되고, 달라진 생활환경에 누구나 쉽게 스트레스나 부담감이 많아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알게 모르게 악화시키기 쉽습니다.
특히 여성 환자들의 경우 남성에 비해 기질적으로 예민한데다가 여성 호르몬 영향으로 생리주기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어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비가 심한 경우 대부분 장 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깨지는 것이 그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장 속에는 장 내 유익한 균과 유해한 균이 8:2의 비율로 활동하는데, 스트레스나 부적절한 식생활,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한 번 이 비율이 깨지게 되면 변비나 설사 등 탈이 잘 나게 됩니다.
한편 대부분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의 경우 체성분 검사를 해보면 근육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 중 하나입니다. 무른 변이 나온다는 것은 장에서 충분히 수분이 흡수되지 않은 채 변이 나오는 것으로 다른 영양분 역시 흡수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즉 장 주변에 있는 장요근 같은 심부 근육들이 경직되어 있고, 근육에 힘이 없다 보니 장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과식, 폭식 등 불규칙한 식습관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노출되면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감기만큼이나 흔하다고는 하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몇 개월 혹은 몇 년씩 재발을 거듭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소화제나 지사제 등을 자주 복용하는 것 자체가 약에 의해 장을 더욱 무력화 시키거나 만성화 시킬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되는 장 속 환경부터 제대로 정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장 내 독소를 제거할 수 있는 디톡스 요법으로 해독을 한 후에 장 주변의 근육을 침 치료 등으로 풀어주어 편안한 상태로 되돌려주면 장이 과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효과적입니다.
물론 평소 적절한 운동과 휴식, 균형 잡힌 식사와 일정한 배변 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쉽게 접하기 쉬운 기름진 음식이나 짠 음식의 경우 피하는 것이 좋고, 평소 복부에 찬 느낌이 있는 사람이라면 차가운 물이나 아이스크림 등도 주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여기에 평소 걷기운동을 통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연말연시 각종 모임이나 술자리가 많은 요즈음, 과식이나 폭식 그리고 과음을 주의하는 것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하겠습니다. (714)690-1500
이 종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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