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근교 사립고교에서 한인학생들 사이의 사소한 다툼이 엄청난 비극을 초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선후배 관계를 따지던 두 학생의 시비가 몸싸움으로 번지면서 한 학생은 뇌사상태에 빠지고 한 학생은 체포되었다. 싱싱한 푸른 꿈에 차 있던 두 명 소중한 아이들의 생이 순식간에 어이 없이 꺾여버린 것이다.
LA경찰국은 퍼스트 루터란 고교 10학년에 재학 중인 19세 이진수군과 17세 이모군이 14일 체육시간 수업 도중 시비를 벌이다 말다툼이 폭력으로 이어졌으며, 진수군이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다고 15일 밝혔다.
주변사람들에 따르면 둘 다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 되는 조기유학생으로 평소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며 사이좋게 지내던 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적 폭행이 아니라 10대 남학생들 사이의 우발적 다툼이 치명적 결과를 빚은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의 동기와 경위는 앞으로 경찰에 의해 자세히 밝혀질 것이다.
어떤 수사결과도 뇌사 상태에 빠진 진수군이나 그 부모에겐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혼자 낯선 땅에 와 변호사를 꿈꾸며 공부하던 대견한 아들을 하루아침에 죽음의 문턱에 세우게 된 부모의 참담한 심정은 그 누구도 헤아리기 힘들 것이다.
못지않게 기막힌 것은 가해자 이모군과 그 부모일 것이다. 17세 이군은 최근 강화된 신체상해 폭행관련법이 적용되면 중범 처벌을 피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낯선 땅에 혼자 보낸 10대 아들을 구치소에서 마주하게 된 부모의 심정 또한 얼마나 무너져 내리겠는가.
이번 사건에서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부분은 수업시간 도중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교사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조기유학과 한국식 사고방식이 종종 말썽을 빚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미국식 사고방식을 가진 한인2세라도 남학생들이 흔히 빠질 수 있는 정황에서 발생했다. 너무나 보통 아이들 사이에서 너무나 보통으로 행해지는 싸움이 너무나 불행한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아들을 키우며 어릴 때부터 “맞지 말고 때려라”고 가르치는 부모들이 많다. 그것이 자칫 얼마나 큰 비극을 부를 수 있는지 깨달았다면, 이번 사건을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가르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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