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장경은 하나의 독립된, 독특한 사건이 아닙니다. 지난 1천년과 오늘날 디지털 시대를 잇는 ‘고리’ 역할을 할 것입니다"
19일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려대장경 간행 천년 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루이스 랭카스터(Lewis Lancaster.78, 사진) UC버클리대 명예교수는 한국 불교와 대장경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1979년 해인사 고려대장경 영문목록을 발행해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 랭카스터 교수는 50여년째 불교를 연구하고 있는 세계적인 불교학자. 랭카스터 교수는 1954년 남가주대학(USC) 불교학 석사, 1968년 위스콘신대학 불교학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두 학위 모두 미국 내 첫 불교학 학위였다.
1970년 후반에는 미국 종교학회(AAR)에 한국종교분과위원회를 설립하는데 산파 역할을 한 바 있다. 고려대장경 영문목록을 발행한 후에도 캐나다 토론토 대학 유대신 교수와 함께 영문판 ‘불교의 전래(1989)’, ‘통일기의 불교(1989)’, ‘고려불교-국가종교(1996)’ ‘조선불교-억압과 변형(1996)’ 등을 편찬했다.
그는 "불교를 공부하면서 영어로 표현할 수 없는 불교 용어와 철학적 개념에 매력을 느꼈다"며 "특히 팔만대장경을 보며 과거 인도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랭카스터 교수는 "1970년대 초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불교의 수행 전통을 이어나가거나 불교경전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 등을 보면서 한국 불교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시(詩)를 좋아한다는 랭카스터 교수는 1999년 백담사에서 개최된 제1회 ‘만해학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해 ‘만해시와 불교사상’이라는 주제 발표를 하기도 했고 2007년에는 제11회 만해대상 포교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한국불교 자료의 디지털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등 불교자료의 디지털화에 힘쓰고 있다.
랭카스터 교수는 "만일 대장경이 없었다면 불경 네트워크의 그 어떤 집적물도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수천년 전의 신기술인 대장경과 오늘날의 디지털 신기술을 접목해 나가는 게 개인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천년을 열어가야 한다."며 "대장경은 디지털화 돼 있는데 이제는 패턴과 구조 등을 다방면에서 분석해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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