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에서 오래 살아오면서 미국이 풍요롭고 아름답다는 걸 느낄 수가 없었다. 3년 공백 끝에 제주도에서 덜레스 공항에 내리면서 미국은 질서 속에 매우 정돈된 세계국가라는 점을 비로소 느꼈다.
미국은 매우 여유 있어 보였다. 그렇게 경제혼란 속에서 반듯하게 전진하는 모습이 여유 있게 보여서다. 정치도 한국과는 다르게 법과 질서 속에서 잘 돌아가고 있었다. 마침 그렇게 보고 싶던 NFL 미네소타 대 뉴올리언스와의 초가을부터 시작하는 첫 시합도 TV에서 지켜보았다. 미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만들어진 것도 스포츠 정신에서 발생된 것으로 본다. 질서 있는 환성은 늘 따라 다닌다. 이들이 보여준 열정과 정력은 한국의 월드컵 광란의 환성과 사뭇 다른 자세다. 시민 정신이 숙성한 이유일까?
미국의 역사탄생은 겨우 400년이 조금 넘어섰다. 이 짧은 시간 속에 만들어낸 번영은 미국 속의 세계인들이 다 함께 쏟아 넣은 노력과 땀의 대가다. 미국의 초(超) 국제 권력구조는 앞으로 100년에 걸쳐 세계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본다. 권력구조는 정치, 사회, 경제, 군사력, 교육, 과학, 농업, 시민 정신, 법과 질서 등 다양한 국가구조 인프라조직의 탄력을 뜻한다. 국가 권력 구조에는 이 한 가지가 빠져도 세계를 리드할 수가 없어서다. 독재 전체주의가 세계 자유 시장 민주주의를 지배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도 그렇지만...
나와 집사람은 초가을의 공기를 맞으며 바쁜 일정으로 페닌슐라 지역으로 달려갔다. 2년이 초과된 운전면허증 갱신을 위해서다. 결과는 필기시험에 떨어져 다시 시험을 치러야 될 입장에 서 있다. 필자는 미국에서 운전을 못한다. 유효 운전면허증이 없기 때문이다.
바쁜 일정에 맞추어 사돈 최상권 사장 내외분과 동행한 바하마 크루즈 여행은 참으로 즐거웠다. 그 다음 최 사장의 여름 집에서 약 1주일 쉬면서 아름다운 플로리다 주 전역을 관광할 기회를 가졌다. 플로리다 주는 끝이 안 보이는 평야 같은 곳이다. 도로가 정돈이 너무 잘 되어있다. 도시의 디자인도 세계적이다. 미국에 오래 살면서 가고 싶었던 플로리다 여행을 비로소 이번에 가본 것이다.
한 가지 미국에 사는 친구들에게 안부전화를 못 전했다. 미안하다. 어쩌면 고의적으로 외면했는지 모른다. 그들에게 시간적으로 물질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일종의 노파심의 발동이었는지 모른다. 깊은 이해를 구하고 싶다. 미국에서의 50일간 여정은 참으로 즐거운 시간과 낭만 속에서 평온을 찾았다. 워싱턴에서 두 아들과 며느리 등 가족과의 재회는 즐거웠다.
내가 기억 속에 그려본 워싱턴 근교는 엄청 개발 붐으로 변해 있었다. 뉴욕 비즈니스가 워싱턴으로 옮겨온 것 같은 로드맵이 새롭게 등장한 상태다. 그러나 뉴욕은 세계경제 중심지로서의 명예는 상징적으로 계속 유지돼야 할 것이다.
워싱턴을 출발한 여객기가 곧 인천공항에 도착한다는 기내방송이 나온다. 그리고 한 시간 후면 제주도에 도착해 치열한 한국의 생존경쟁의 드라마를 옆에서 지켜보게 된다. 지금 제주도는 아름답게 피어 있는 가을의 코스모스 향기로 뒤덮여 있다.
<제주도에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