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볼티모어 소재 존스 홉킨스 병원에서 발생한 인질사건을 생방송으로 내보내던 CNN은 “인질범이 경찰에 잡혔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곧바로 “인질범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볼티모어 경찰국의 트위터 내용이 화면에 떴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장 상황을 따라잡기 힘들겠다고 판단한 CNN은 아예 경찰 트위터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그 내용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병원 내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들, 그리고 방문객 등 일반인들의 트위터까지 실시간으로 화면에 올렸다.
거미줄 같은 보도망을 가지고 있는 거대 언론 CNN이지만 신속성에서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2년 전 허드슨강의 비행기 불시착을 처음 알린 것도 트위터였다. 이번 추석기간에 서울을 덮친 물폭탄 피해상황과 현장의 모습을 생생히 전달하는데도 트위터는 기존 미디어들의 보도속도를 훨씬 앞섰다. 트위터를 보고 언론들이 현장에 출동할 정도였다.
트위터는 140자의 내로 자신의 짧은 이야기를 교환할 수 있는 단문 불로그이다. 그래서 ‘한 줄 블로그’ 혹은 ‘마이크로 블로그’라고도 불린다. 2006년 작은 벤처업체인 ‘트위터’가 만든 서비스다. 이용자가 특정인을 ‘팔로워’(follower) 삼으면 그 친구가 올리는 글을 모두 볼 수 있고 자신이 쓴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도 있다.
음악과 튀는 행동으로 팝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수 레이디 가가는 57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주 의회 표결을 앞두고 레이디 가가가 공개적인 동성애자의 군복무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공화당이 긴장했던 것은 이 같은 팔로워 숫자 때문이었다.
트위터가 공개되기 직전의 평가는 “재미는 있지만 딱히 쓸모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창업자인 에반 윌리엄스는 “아이스크림도 쓸모 있는 건 아니잖아?”라고 대꾸했다고 한다. 결국 “재미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결론 아래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후 트위터가 가져온 변화는 가히 ‘트위터 혁명’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혁신적이다. 트위터가 안겨주는 바로 그 재미 때문에 엄청난 쓸모가 생겨난 것이다. 가입자 수가 2억명에 육박하면서 트위터는 미디어에 국한되지 않고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상상하기 힘든 대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트위터가 지닌 최대 강점은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 결과를 도출하는 구글과 달리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이슈와 트렌드를 알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미디어뿐 아니라 기업들이 점차 트위터 마케팅에 주목하는 이유다. 마케팅의 핵심은 입소문이다. 입소문을 내는데 트위터 만큼 효과적인 수단을 찾기 힘들다.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몇몇 한식당들도 트위터를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인들과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트위터 만한 것이 없다고 한인 업주들은 입을 모은다.
디지털 기기와 소셜 미디어의 효용이 날로 짧아지는 시기에 트위터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트위터가 초래하고 있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당장의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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