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끄고 밖으로 나가 뛰어놀자!”
미셸 오바마 여사가 이번 주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어린이 비만 퇴치를 퍼스트레이디 제1과제로 삼고 있는 그의 “우리 움직입시다(Let’s Move)!” 캠페인의 일환이다.
미국에서 뚱보 어린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십 년째 해결되지 않는 미국사회의 고질병 중의 하나이다. 미국 어린이 3명 당 거의 한명 꼴이 과체중 아니면 비만이라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어른이건 아이건 “날씬해야 매력적”이라는 게 사회적 고정관념인 데 비만은 점점 늘어나니 몸매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 된다. 비만이 몸매 문제로만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다. 비만은 온갖 성인병의 근원이다. 고혈압, 심장질환 등 비만 관련 질병 치료에 드는 의료비용이 연간 1,5,00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니 개개인은 행복하고 국가는 재정적 부담을 더는 일석이조의 길은 바로 어린이를 뚱보로 만들지 않는 것이라는 게 미셸 캠페인의 골자이다. 백악관 뒤뜰에 텃밭을 만들어 야채와 과일 먹기를 강조하고, NFL 선수들과 어울려 풋볼 시범을 보이는 등 미셸 여사의 ‘튀는’ 행동은 모두 어린이 비만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어린이들이 뚱보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칼로리 섭취량에 비해 소모량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주로 햄버거, 피자, 프렌치프라이, 콜라 등 고칼로리 음식인데 꾸역꾸역 먹기만 할뿐 몸을 움직이지 않으니 살이 찔 수밖에 없다.
이번 주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뛰어놀지 못하게 붙잡는 주범, 바로 TV 없이 살아보자는 ‘TV 끄기 주간’이다. 1994년 캐나다에서 처음 시작돼 이제는 전 세계적 연례행사가 되었다. 매년 4월 한차례이던 것이 몇 해 전부터는 4월과 9월 두 차례가 되었고, 올해는 4월에 이어 9월19일부터 25일까지 한주가 ‘TV 끄기 주간’이다.
TV 시청이 단순히 여가활용의 수준을 넘어선 지는 오래 되었다. 카이저 가족재단의 조사에 의하면 2살 미만 영유아의 2/3가 하루 평균 2시간 TV 화면을 본다. 바쁜 부모들이 TV를 베이비시터로 삼는 것이다.
아기 때부터 TV 화면 들여다보는 데 길들여진 아이들이 초중고생(8세-18세)이 되면 하루 평균 TV 시청시간은 4시간 정도. 결과적으로 어린이들이 연중 학교에서 수업 받는 시간(900시간)보다 TV 보는 시간(1,023시간)이 더 긴 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게다가 여기에 비디오 게임이나 컴퓨터 오락 시간이 추가로 매일 평균 2시간 정도이다.
TV나 컴퓨터 게임의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하지만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사실은 TV 앞에 오래 붙어있을 수록 살이 찐다는 것이다. 과체중 어린이 비율이 1978년 이후 두 배로 늘어난 것은 바로 이런 때문이다.
일주일 동안 TV 안 보기 -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하루저녁이라도 TV를 끄고 온 가족이 저녁 식사 후 공원에 나가 산보를 한다면 뭔가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TV에 끄는 버튼이 있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TV를 끄라”라고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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