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vs 나달
누가 역대 최고냐
맞대결 전적 보면 나달이 우세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페더러”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US오픈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 커리어 통산 9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며 남자선수로는 7번째로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자 곧바로 ‘고트(GOAT)’ 논쟁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GOAT’란 ‘Greatest Of All Time’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한마디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누구냐’하는 논쟁이다. 올해 프렌치오픈, 윔블던, US오픈을 휩쓸며 명실상부한 ‘테니스황제’로 떠오른 나달이 통산 그랜드슬램 16승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갖고 있는 로저 페더러(29)를 추월해 역대 최고의 선수로 떠올랐다고 볼 수 있느냐가 논쟁의 대상이다.
페더러는 한때 그를 맹렬히 추격하던 나달이 부상으로 인해 비끗하던 사이 지난해 프렌치오픈 우승으로 통산 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윔블던에서 생애 통산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 피트 샘프라스(14승)의 메이저 최다승 기록을 넘어섰고 올해 호주오픈 우승으로 테니스 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타이틀을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 클레이코트 시즌이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다시 나달 쪽으로 넘어갔다. 몬테카를로 매스터스부터 프렌치오픈까지 4연속 클레이 토너먼트를 휩쓴 나달은 이후 윔블던과 US오픈 등 메이저대회까지 쓸어 담으며 파죽지세의 기세로 페더러를 추격하고 있다. 이 기간 중 두 선수가 만난 것은 클레이코트 대회인 마드리드오픈 결승 딱 한 번뿐이었는데 나달이 스트레이트 세트로 승리했다.
사실 이제 겨우 24세인 나달이 ‘뜨는 해’라면 29세의 페더러는 ‘지는 해’라는 느낌이 강하고 특히 두 선수의 맞대결 전적을 보면 페더러보다는 나달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우는 느낌이다. 나달은 4대 메이저 가운데 호주오픈, 프렌치오픈, 윔블던에서 페더러를 꺾은 반면 페더러는 윔블던 외에는 메이저 대회에서 나달을 꺾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나달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데이비스컵 우승까지 차지해 메이저 16승의 대업을 쌓은 페더러와 우열 비교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대부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역대 최고의 선수를 페더러로 보고 있다. 여기서 포인트는 바로 ‘아직까지는’이라는 대목. 이제 24세의 나달은 아직도 앞길이 창창하고 당분간 그의 앞을 가로막을 선수조차 보이지 않고 있기에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그가 페더러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가 기록 면에서 페더러를 추월한다면 누가 ‘GOAT’가 될 것인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달은 US오픈 우승 후 “나를 페더러와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타이틀 수가 그가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내 입장에서 로저(페더러)는 항상 따라가야 할 존재다”라며 겸손한 자세를 견지했다. 어쩌면 나달의 이 같은 태도가 그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만들 원동력이 될 지도 모른다.
<김동우 기자>
로지 페더러 (AP)
라파엘 나달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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