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빠지기엔 너무 어린나이라 더 안타까워요”
지난 21일 뉴욕 뉴저지 소셜워커 협회 주최로 열린 공간에서 진행된 ‘제 1회 청소년 마약 예방 음악 콘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김나해(15), 김하림(14, 이하 그레잇넥 사우스 고교 9)양.이들은 한국 가요인 ‘잔소리’를 개사한 ‘Listen’이라는 노래로 참가한 13팀 중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하림양의 어머니가 직접 캐릭터를 새겨 넣은 노란 티셔츠를 맞춰 입고 톡톡 튀는
율동과 노래 솜씨로 공연을 마쳐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주변에 마약하는 학생들을 보게 되는데 젊은 나이에 저러는 게 가슴이 아팠다”며 대회 출전을 결심했지만 촉박한 시간과 긴장으로 우승까지의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나해양은 “서로 번갈아 한국을 다녀오느라 2주전에야 연습에 들어갔다”며 “하림이가 학원을 마치고 오면 4시부터 8시까지 거의 매일 만나 가사를 다듬고 율동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하림양은 “무대 위에 올라간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다음 어떻게 내려왔는지가 기억이 안날정도로 긴장했고 공연 중 가사를 잊어 임기응변으로 무사히 넘기기도 했다”며 “본선에서 랩,
노래를 워낙 잘하는 팀들이 많아 1등할 거라는 예상을 못했는데 상을 받아 기쁘다”고 밝혔다.
뉴욕에서 나고 자란 나해양과 5년 전 이민을 온 하림양은 하림양이 그레잇넥 사우스 중학교로 전학을 온 7학년 때 이후 거의 매일 붙어 다니는 단짝이다. 평소에 가사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나해양이 가사를 하림양에게 보여주면 같이 곡을 붙여 노래를 불러보기도 하고 주말이면 플러싱 푸른겨레학교에서 자원봉사 역시 함께 한다. 그레잇넥 사우스 고교의 라크로스 팀에서 선발 수비수로 함께 코트를 누비고 있으며 푸른겨레학교의 풍물 공연 때는 어김없이 꽹과리, 북 등을 잡고 팀을 이끌기도 한다. 언뜻 평범한 여느 소녀랑 다르지 않지만 이들의 돈독한 우정에서 나오는 척척 맞는 호흡과 팀웍이 바로 이번 대회 우승의 원동력인 셈.
하지만 각자 개성 역시 뚜렷하다. 나해양은 중학교 시절과 푸른겨레학교 풍물패에서 상쇠를 맡고 있을 정도로 리더십이 강하다. 수많은 롤 모델 중 한명은 알리샤 키스라고. “여성 가수로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에너지를 본받고 싶다”는 게 이유다. 출중한 피아노, 드럼 실력의 하림양은 올해부터는 기타를 독학하고 있다. 라크로스 외에도 축구와 수영에도 실력이 월등한 만능 스포츠 우먼이다. 나해양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이유에서 심장외과전문의가, 동물을 좋아하는 하림양은 수의사가 꿈이다. 나해양은 “할머니가 편찮으신걸 보면서 의사를 꿈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하림양은 “지금도 개를 키우고 있지만 동물과 24시간을 함께 지내면 얼마나 행복하겠냐”며 앞으로 성적을 올리는 게 급선무라며 마주보며 웃었다.
두 소녀는 “AP 과목이 너무 어려워서 고교 첫해는 힘들었지만 새 학년에서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클럽활동과 봉사 활동을 더욱 많이 하고 싶다”며 “대회 이후 친구들이 ‘다르게 보인다’ ‘존경스럽다’는 격려를 해와 아직도 얼떨떨하지만 무엇보다 흥분됐던 건 아이패드와 상금이었다”며 유쾌하게 대답했다. 나해양은 김종우, 최경선씨의 2녀 중 장녀, 하림양은 김영근, 오주해씨의 1남1녀 중 막내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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