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난 불법이민자 자녀에 대해서도 시민권을 주는 속지주의 적용을 금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자녀들의 출산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비당파적 단체인 `퓨 히스패닉 센터’의 자료를 인용, 미국에서 태어난 불법 이민자 자녀의 수가 2003년 270만명에서 작년에는 400만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보도했다.
미국 시민권이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불법 이민자 자녀의 수는 18세 이하 미국인구의 5.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지난 2003년 3.7% 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미국에서 태어나는 불법 이민자 자녀들은 계속 증가할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2008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의 수는 430만명인 가운데 이중 34만명이 불법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아기로 추정됐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2008년 출생한 미국 아기 중 기존 미국 태생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76%고, 이민자 부모 가정에서 태어난 아기는 24%다. 이 가운데 불법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아기는 전체의 8%, 합법적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아기는 전체의 16%를 차지했다.
반면, 인구센서스국의 통계에 따르면 불법 이민자가 아닌 일반 미국태생 인구의 비율은 40여 년 연속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퓨 센터의 인구문제 전문가인 제프리 파셀은 "히스패닉계가 아닌 백인들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감소할 것"이라며 "반면 이민자 인구 및 그 자녀들의 비율은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이민문제 개혁’이란 단체의 밥 데인 대변인은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에 대해 무조건 미국 시민권을 주는 조항이 불법이민을 조장하는 큰 요인 중 하나"라면서 "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자녀들을 낳은 뒤 자녀들이 얻은 시민권을 통해 자신들도 시민권을 얻으려 하는 방식으로 법치주의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국 이민자 포럼’의 알리 누라니 대표는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에 대해 시민권을 주는 조항을 수정하려는 시도는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합법화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6%는 미국에서 태어난 불법 이민자 자녀들에게 시민권을 주는 조항을 금지하려는 시도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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