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헌법재판소가 해외 거주 한인의 참정권 인정 판결을 내리면서 미주 한인 사회에는 이를 반기는 동시에 걱정스런 목소리도 높았다. 해외 한인 권익 신장이란 측면에서 보면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미국 정착에 힘써야 할 한인들의 관심을 본국 정치로 돌리고 이를 기화로 한국에서 한 자리 해보려는 일부 한인들의 추태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2012년이 다가오면서 이런 우려가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주 한인들의 실생활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특정인의 한국 정치판 진입을 염두에 둔 것 같은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데다 한국 주요 정당의 실세와 줄을 대기 위한 한인 사회 인사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지원 조직인 ‘국민성공 실천연합’의 LA 지부장을 맡기 위해 서로 로비전을 벌이는가 하면 친 민주당 성향의 ‘세계 한인 LA 민주회의’라는 단체는 공동 대표가 10여명에 이른다. 이런 현상은 LA뿐만 아니라 뉴욕, 워싱턴 등 한인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서는 공통된 것으로 뉴욕 일대에서는 이미 ‘국실련’ 뉴욕, 뉴저지 지부가 발기대회를 열었고 한나라 당실세인 이재오가 머물다 간 워싱턴에서는 ‘재오 사랑’이 결성됐으며 정동영 전 대통령 후보의 개인 연구소까지 문을 열었다.
그러나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후원 조직인 국실련은 한국에서 이미 국민 화합 차원에서 7월말 해체를 선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뒤늦게 지부를 창설한 뉴욕과 뉴저지는 큰 혼란에 싸여 있다 한다. 한국에서조차 분열을 막기 위해 문을 닫는 판에 미주에서 여기저기 지부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보기 흉하다.
별 실권도 없이 명예뿐인 한인회장 자리를 놓고도 싸움이 치열한데 정식으로 미주 한인들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준다는 발표가 나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헌법재판소가 해외 한인들에게 참정권을 회복시켜 준 것은 한인들의 권익이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지 특정인의 영달을 위한 것은 아니다. 한인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은 이제라도 사심을 버리고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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