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와 소더비 등이 주도하는 미술 작품 경매시장이 경기침체의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과 실물분야의 각종 경제지표는 느린 속도의 경기 회복을 시사하고 있지만, 미술품 가치는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거래도 살아나고 있는 것.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술품 경매업체인 크리스티는 올 상반기 25억7천만달러 상당의 미술품을 판매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나 증가한 것이며 이 회사 역사상 2번째로 큰 반기 실적이다.
여기엔 2억7천410만달러 어치의 미술품 개별 판매도 포함돼 있는데 이 역시 작년 동기보다 약 3분의 1이 증가한 수준이다.
경쟁업체 소더비도 올 상반기 경매 판매 실적이 22억달러에 달해 1년 전 같은 기간의 2배를 넘었다.
이처럼 경매업체들의 실적이 늘어남에 따라 그동안 경기침체로 잔뜩 움츠렸던 미술품 수집가들도 작품의 가격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실제로 크리스티는 지난 5월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을 경매 사상 최고가격에 판매하는 등 가격 회복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크리스티는 피카소가 1932년 연인 마리 테레즈를 모델로 그린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Nude, Green Leaves and Bust)’을 1억640만달러(한화 약 1천180억원)에 판매했다.
이는 피카소의 1905년작 ‘파이프를 든 소년’이 지난 2004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세운 최고가 기록(1억410만달러)을 경신한 금액이다.
소더비도 지난 2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걷는 사람Ⅰ’을 1억430만달러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크리스티의 에드 돌먼 최고경영자(CEO)는 "미술 시장은 어느 누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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