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 리스크 핑계 상담조차 꺼려
커뮤니티 경기회복 외면 자금난 부채질
최근 한인들이 “은행돈 쓰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호소하고 있다. 은행들이 마치 ‘대출 휴업’을 선언한 착각마저 들고 있다.
LA 다운타운의 샌드위치 샵 매입을 위해 지난달 모 은행에 12만달러 비즈니스 대출을 신청했던 장모(45)씨는 3개 한인은행을 찾아다녔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이해할 만한 거부 이유는 없었고 “리스크를 100% 자체 부담해야 하는 비즈니스 대출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는 것이 이유였다.
최소 250만달러 상당의 샤핑센터를 담보로 20만달러 대출을 타진했던 김모씨도 “상업용 부동산 대출(CRE)은 사실상 중단한 상태”라며 대출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한인은행들이 부실대출 증가와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이유로 각종 대출을 꺼리고 있다. 담보 대출의 경우 비율(LTV)이 무려 50% 선 이하로 떨어진 상태이며 비즈니스 매입을 위한 대출의 경우 매입가의 50%를 다운페이로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아주 운이 좋아야 대출 상담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은행을 접촉한 한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기존 대출에 대해서는 크레딧 라인마저 일방적으로 줄이고 있다. 무역업을 하는 김모씨는 400만달러의 크레딧 라인을 쓰고 있었는데 최근 일방적으로 줄인다는 통보를 받고 이미 수주한 오더 라인을 맞추느라 애를 먹었다.
실제로 한인은행들의 올 상반기 영업 현황에 따르면 한인은행들의 대출 규모는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여 12개 한인은행들의 총 대출규모는 120억6,2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억4,289만달러(8.7%)가 감소했다. 12개 한인은행 중 윌셔은행 등 4개 은행만이 대출이 소폭 증가했을 뿐 나머지 8개 은행들은 대출이 전년 대비 최고 23%까지 감소했다.
더구나 한인은행들이 자체 대출은 안 하는 대신 그동안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SBA론도 지난 5월 말로 정부 예산이 소진되면서 SBA론도 중단돼 한인 비즈니스들의 자금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한인은행들의 대출 몸 사리기로 ▲일부 회복기에 접어든 한인 경제가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으며 ▲자금부족 → 비즈니스 감축 → 매상감소 → 대출부실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인들은 “한인 경제를 바탕으로 성장한 한인은행이야말로 지금 한인 경제를 생각해야 할 때”라며 “결국 한인 경제의 성장 동력은 한인은행권의 적극적인 대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부실대출이 예상 외로 증가하고 있고 감독국의 자본비율 유지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며 “은행들은 부실대출을 막기 위해 부실 위험이 없는 탑 10%의 우수 대출 고객만 찾고 있는 반면 대다수 신청자들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대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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