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재정 비상사태’ 어떻게 되나
만성적 재정적자에 시달려 온 캘리포니아주가 또 다시 재정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7월1일자로 2010~2011회계연도가 시작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새 회계연도 예산안이 아직까지 주의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상태가 계속되면서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28일자로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예산 정국이 현 상태로 계속된다면 오는 10월 전에 주정부의 현금이 고갈될 전망이라고 밝히며 재정 비상사태 선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지만 이는 주의회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정 비상사태 선포의 배경과 영향, 전망 등을 살펴본다.
새 회계연도 시작된지 한달 의회서 예산안 발목
현금조달 차질, 공무원들에 강제 무급휴가 시행
이르면 내달부터 ‘후불수표’… 복지 축소 우려도
■배경
지난 6월 말로 2009~2010회계연도가 마감된 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난 1일부터 새로운 예산 없이 예비비로 운영되고 있다. 2009~2010회계연도에 850억달러 예산이 집행됐는데 정부는 세수입보다 22%나 많은 돈을 지출해 190억원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막대한 적자가 발생한 이유는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정체, 실업률 증가로 인해 판매세와 토지세, 소득세 등 각종 세금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사태 개선을 위해 교육, 보건, 노동예산을 축소했지만 세수입 감소가 워낙 심해 적자폭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영향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190억달러 적자상태에서 주의회의 합의 실패로 예산도 없이 행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주정부를 재정 불능상태로 몰아가는 처사”라며 주의회를 비판했다. 예산안 처리가 5주째 계속되면서 캘리포니아 주정부 신용등급은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주정부 발행 공채의 투자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이자율은 높아져 공채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는 각종 주정부 사업이 차질을 빛을 수 있다.
■어떻게 되나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주정부의 주요 기능 유지와 현금 보유고 확보를 위해 8월부터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달에 3일씩 무급 휴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자체 노조 임금계약에 합의했거나 개별 예산으로 운영되는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 조세형평국, 주택예산국, 고용국 등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는 무급 휴가가 실시된다.
따라서 주 차량등록국(DMV) 오피스들도 오는 8월부터 다시 평일 휴무제에 들어가게 돼 DMV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또 다시 큰 불편을 겪게 될 전망이다. 주 공무원 무급 휴가 계획이 실제 시행에 들어가면 DMV 오피스들은 매달 둘째, 셋째, 넷째 금요일에 휴무하게 된다.
■전망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예산안 지체가 계속될 경우,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주정부가 후불수표를 발행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적자 해소를 위해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보건 및 노인정책에 배정된 예산을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세금 인상안을 들고 나와 대립하고 있다.
새크라멘토 정치권은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재정 비상사태 선포와 무급 휴가를 이용, 공무원 노조가 연금 개혁에 동의하도록 압박해 예산 상황을 개선하려고 있으며 추가로 복지정책을 폐지 및 축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연신 기자>
성난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주의회에서의 예산안 표류로 주정부의 현금 부족사태가 우려된다며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P)
성난 공무원
캘리포니아 교육부 공무원인 프랑코 로직이 재정난에 따른 공무원 임금삭감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