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한국 문화 알리기 담당하는 주무기관인 LA 한국문화원(원장 김재원)이 한국 문화 확산과는 전혀 관련 없는 ‘4대강 살리기’ 등 정치적 쟁점화가 되고 있는 정부 정책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문화계 등 한인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LA 한국문화원은 한국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역시 문화와는 관련 없는 ‘G20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 홍보하는 코너를 문화원 웹사이트(www. kccla.org·사진) 전면에 게재해 사이트를 찾는 한인들로부터 ‘생뚱맞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LA 문화원은 건물 1층 전시장 입구에도 G20 정상회의 개최 홍보 포스터를 내걸고 자체 예산을 들여 G20 정상회의 홍보 엽서를 제작해 배포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등 G20 정상회의 알리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LA 문화원 김종문 부원장은 “2010년부터 문화원의 기능에 한국 문화홍보 외에도 국정홍보 기능이 추가됐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동부지역 한국 문화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뉴욕 한국문화원과 일본의 도쿄 한국문화원 등의 경우 웹사이트를 통해 태권도나 독도문제 홍보에는 나서고 있지만 4대강 살리기나 G20 정상회의 관련 내용은 전혀 다루고 있지 않아 유독 LA 한국문화원만 정부·여당 시책 알리기에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인 김모(37)씨는 “도대체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한국 문화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했다”며 “한국 전통문화나 영화, 한류 등에 관심이 있어 문화원을 찾는 미국인들이 과연 4대강 살리기를 어떻게 이해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인 화가 조모씨도 “솔직히 문화원이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의문이 많이 드는데 정부 정책까지 홍보해야 한다니 더 기대할 게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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