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성숙한 남녀의 사랑이 지극히 아름답다. 그것이 해서는 안 될 사랑이어서 둘은 감정과 욕정을 억제하느라 자신들의 영육을 쥐어틀듯 학대하는데 그런 억압에도 불구하고 둘의 가슴과 눈동자와 입술과 몸의 기공을 비롯해 모든 부분을 통해 스며 나오는 깊고 무거운 동경이 사람의 호흡을 어렵게 만든다.
데이빗 린이 감독한 ‘짧은 만남’을 연상케 하는 가슴을 다치고 들어오는 프랑스 영화. 일체의 장식도 꾸밈도 없는 사실적이요 사려 깊은 러브스토리로 우아하고 섬세하고 광채가 난다. 두 남녀가 인력과도 같은 사랑의 감정에 저항하느라 안간힘을 쓰는데서 마치 서스펜스 영화와도 같은 긴장감이 감돈다.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 건강한 육체에 과묵한 장(뱅상 랑동)은 벽돌공으로 공장에서 일하는 아내와 어린 아들과 함께 지극히 평범한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장의 아들의 담임선생인 베로니크(상드린 키버랭-랑동의 실제 전처)가 장을 학급 아동 앞에서 자기 직업에 관해 얘기해 주는 학부모로 초청하면서 장의 지금까지의 무미건조하다시피 했던 삶에 격랑이 인다.
장은 가느다란 몸매를 지닌 청순하게 생긴 베로니크의 우아함과 품위와 고요함에 단숨에 마음을 빼앗긴다. 베로니크는 전직 바이얼리니스트로 클래시컬 음악을 사랑하는데 장에게 있어 이런 고급문화가 또 하나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장은 베로니크의 아파트의 창문 개조를 자청하면서 여인의 집에 자주 드나들게 되고 이 과정에서 베로니크에게 더욱 깊이 끌려드는데 베로니크도 성실하고 과묵하며 듬직한 장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랑은 해선 안 될 것이어서 둘은 침묵과 눈길과 호흡 등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또 육체적 욕망 앞에 울타리를 세운다. 이 영화는 거의 섹스가 없다시피 해 둘의 사랑과 욕정의 열기가 더 뜨겁다. 과연 둘이 열정을 몸으로 연소시킬 것인가 하고 조바심을 치게 된다.
내내 계속되던 긴장감은 종말에 가서 절정에 이르면서 둘의 문제를 해결시키는데 그 때 가서 느끼게 되는 감정은 거의 자포자기적 안도감이라고나 할까. 둘 다 미묘하게 섬세한 연기가 좋은데 특히 뱅상의 거의 무표정이다시피 한 감정연기가 출중하다. 성인용. Kino Lorber. 로열(310-478-3836), 풀레이하우스7(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
베로니크(왼쪽)와 장은 서로간의 감정을 억제하느라 고통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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