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삼수끝 첫우승이냐, 스페인의 첫도전 첫우승이냐. 지구촌 수십억 축구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며 지난 한달 가까이 이어져온 2010남아공월드컵 최후의 승자는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한판승부로 결판나게 됐다.
64부작 월드컵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하는 결승전은 11일(일) 오전 11시30분(이하 SF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테디엄에서 펼쳐진다. 결승으로 가는 9부능선에서 네덜란드에 무릎을 꿇은 우루과이와 스페인에 발목이 잡힌 독일의 3-4위전은 하루 앞서 10일 오전 11시30분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테디엄에서 벌어진다.
스페인이 우승해도 네덜란드가 우승해도 자국의 축구역사는 물론 월드컵사에 새 이정표를 남기게 될 결승전은 또 유럽축구사에도 길이 남을 기록을 남기게 된다. 어느팀이 이기든 유럽이 유럽이외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첫우승을 거머쥐는 진기록이다.
전력상 우열이 어느정도 점쳐지고 결과 역시 그 예측을 빗나가지 않은 네덜란드-우루과이전과 달리, 7일 오전 더반 스테디엄에서 열린 스페인-독일전은 사실상 결승전이란 안팎의 평가답게 살얼음판 승부였다. 초긴장 상태에서 방아쇠만 당기지 않은 채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밀림의 맹수들처럼 두 팀은 성공만들기보다 실수안하기에 역점을 두면서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팽팽한 0대0 균형속에 후반전이 반환점을 돌아선 73분29초 스페인 중앙수비수 푸욜의 머리에서 결승골 그 한방이 터지기 전까지는.
한골, 선수들이 흘린 땀도 예삿땀이 아닌 식은땀이었을 듯한 긴장의 승부를 가른 것은 오직 한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게다가 그 유일골의 주인공은 소문난 골사냥꾼 비야(스페인)도 클로제(독일)도 아니었다. 스페인의 갈기머리 수비사령관 푸욜이었다. 사비의 코너킥 때 독일문전까지 침투한 그는 볼이 바깥으로 향하다 안으로 휘어드는 바람에 수비수들이 걷어내기에 애매하다 싶은 순간 번쩍 솟아올라 헤딩, 위태위태 버티던 골문을 활짝 열어제쳤다.
승부는 이 한골로 갈렸으되 경기내용은 스페인의 압도였다. 독일이 16강전과 8강전에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에 각각 4대1, 4대0 완승을 거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스페인이 조별리그 첫경기에서 스위스에 0대1로 패했다는 사실도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스페인은 특유의 오밀조밀 패스로 독일이 골사냥 이전에 좀체 볼을 만져볼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볼점유율 57%대43%. 그나마 선제결승골을 넣은 뒤 스페인이 잠그기에 들어가면서 ‘별수없이’ 독일의 볼터치가 많아진 것일 뿐, 이전까지 점유율은 62%대38%로 스페인의 압도적 우세였다. 슈팅수에서도 스페인이 16대6(유효슈팅은 5대2)로 앞섰다. 2년 전 이맘 때 유로2008 결승전과 내용도 결과도 판박이였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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