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등 외신뿐 아니었다. 우루과이도 한국찬사를 쏟아냈다. 한국의 선전은 기록으로 나타났다. 볼점유율(55%-45%)에서 한국이 꽤 앞섰다. 다만 이는 우루과이의 조별리그 3경기 평균 볼점유율(43.5%)이 16강 진출팀 중 꼴찌(일본 41.6%)에서 두번째임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우루과이가 ‘무실점 16강 유일팀’이란 건 오밀조밀 패스는 없어도 수비가 안정되고 골결정력이 좋다는 뜻이다. 전체슈팅은 한국이 앞섰으나(15-14) 골문을 향한 유효슈팅은 우루과이가 앞섰다(8-5). 코너킥(각 3개)과 파울(각 12개)은 같았다.
한국언론과 태극팬들 사이에 분출된 판정불만은 재고해볼 여지가 있다. 기성용이 우루과이 벌칙구역에서 파울성 태클에 넘어졌을 때도, 바로 그 기성용이 한국 벌칙구역에서 핸드볼을 했을 때도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이날 주심과 부심들은 어느편에 치우쳤다기보다 이쪽에도 저쪽에도 다 엉망이었다. 적어도 이 점에선 ‘공평하게 부실했다.’
승부는 스코어(골)로 말한다. 굼벵이처럼 굴러도 들어가면 골이다. 한국은 휘몰면서도 그때 그 순간 미숙한 미세터치로 많은 기회를 날렸다. 우루과이는 밀리면서도 그때 그 순간 정밀한 마감터치로 드문 기회를 살렸다.
박주영의 골대강타 프리킥으로 태극팬들의 아쉬운 탄성과 우루과이팬들의 안도의 한숨이 교차한 뒤 얼마 안된 전반 8분, 우루과이가 수아레스의 번득이는 킬러본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목마른 동점골이 터진 것은 후반 23분. 기성용의 프리킥볼이 우루과이 수비수에 맞고 치솟았다 떨어지는 찰나, 때마침 도사린 이청용이 머리로 찍어넣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338분동안 굳게 잠겼던 우루과이 골문을 열어제친 첫골이었다. 그러나 12분 뒤 수아레스가 또 한국의 억장을 무너뜨렸다(후35).
우루과이는 문을 걸어잠그고 굳히기에 들어갔다. 한국은 팔을 걷어붙이고 부수기에 나섰다. 절호의 기회는 있었다. 후반 41분, 박지성이 직선 침투패스로 우루과이 수비라인에 대번에 구멍을 냈다. 이동국의 단독챈스. 그러나 그의 슈팅은 위력도 없었고 각도도 무뎠다. 무슬레라 골키퍼의 몸에 맞고 굴절된 볼은 비에 젖은 잔디위를 데굴데굴 구르다 뒤쫓아간 수비수의 발에 채여 멀리 날아갔다. 한국의 8강꿈도 멀리 날아갔다. <정태수 기자>
사잔: 빗속에 눈물바다 된 그라운드
26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열린 16강전에서 한국이 우루과이에 1-2로 패한 후 차두리가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차두리는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아쉽다. 오늘 패배의 교훈을 바탕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통해 느낀 점이 많았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고 눈물을 흘린 이유를 밝혔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로봇설’을 만들어내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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