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한때 1,0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면서 한동안 패닉상태에 빠진 이유는 그리스 사태로 인한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쉽게 진정되지않고 트레이더 실수 등도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 후반 투매성 매물 쏟아져
트레이더 실수 때문 추정도
■유로존 디폴트 우려 강타
증시는 이날 그리스에 대한 지원합의에도 불구하고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그리스 정부의 재정긴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하는 등 구제금융의 절차가 진행됐지만 투자자들의 리스크 우려는 여전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여타 국가들의 차례가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증시를 지배하는 가운데 갑자기 지수가 급락하면서 투매사태가 벌어졌다. 패닉은 약 15분 동안 강진이 흔들어대듯 지속됐다. 담보부족으로 대량 마진콜을 당한 헤지펀드에서 반대매매가 나온 것이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열린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의 바람과 달리 유로존에 대한 지원책을 일절 제시하지 않은 점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여기다 기준금리를 현행 1%로 동결한 것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제프리스’의 수석 시장전략가 아트 호건은 “다우지수 낙폭이 5분 만에 400포인트에서 800포인트로 벌어지기도 했다”며 “1,000포인트 넘게 하락하지는 않았지만 주요 지지선이 무너진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 측면에서 지난 수일간 매도 압력 펀더멘털이 높아졌던 점도 주가 급락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소매체인 4월 매출 실적도 실망
미 대형 소매체인들의 4월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면서 실망매물을 불러들였다. 톰슨 로이터는 이 기간 28개 주요 소매체인들의 동일 점포 매출이 전년비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1.7%를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를 밑도는 수치이다. 특히 28개 소매체인 가운데 거의 70%가 시장의 전망치에 못 미쳐 투자자들의 실망이 더욱 컸으며 코스코와 타겟, 갭, 애버크롬비앤피치 등 주요 체인들의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뉴욕증시 패닉
■주문실수 일부 업체 주가 급락
주가 폭락 직후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기술적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AP통신과 CNBC는 익명의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한 트레이더의 주문 실수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1987년 이후 최대인 이날 장중 낙폭이 한 트레이더의 주문 실수에서 비롯됐다는 것. 이 트레이더는 프록터&갬블(P&G)에 매도 주문을 내면서 숫자 뒤에 ‘m(×100만주)’ 대신 ‘b(×10억주)’를 실수로 입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P&G 주가는 장 중 62달러 대에 거래되던 중 갑자기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39.37달러까지 하락했다. 주가는 이후 61달러 대로 되올랐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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