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현찰에 대한 소비자들의 갈증이 고조되면서 전당포 혹은 다음 급여일까지 단기로 돈을 빌려주는 페이데이 렌더 등 비은행권 금융업체들의 영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 심사를 강화했고 체킹계좌의 잔고를 초과하는 금액의 수표를 사용한 고객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올리고 있으며 크레딧카드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카드 발급을 꺼려함에 따라 비은행권 금융업체는 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차용인들은 자동차, 보석뿐만 아니라 임금 수표 등을 담보로 맡기고 이들 비은행권 금융업체들로부터 단기간 돈을 빌려 쓰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거래 형태는 차용인들이 2주일 후 등 추후에 입금이 가능한 수표를 써주고 이들 업체들로부터 현찰을 빌려 쓰는 것. 업체들은 일례로 300달러짜리 추후 입금 수표를 받고 차용인에게 이자와 수수료를 뺀 255달러를 지급, 나머지 45달러를 영업상 이익으로 남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통 방식으로 돈 문제를 해결할 길이 막힌 소비자들이 발길이 비은행권 금융업체로 향함에 따라 이들 업체들의 수익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은행·신용카드 단기 대출 ‘바늘구멍’
병원비 등 ‘급전’ 필요한 고객들 몰려
연이율 459% 폭리에도 ‘문전성시’
◆업계의 성장
정부가 비은행권 금융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이들 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990년 전국에 500개에 불과했던 페이데이 렌더 점포는 현재 무려 2만2,000개로 불어났다. 캐시 아메리카의 대니얼 피한 최고 경영자는 “지난해 4분기 우리 업체의 수익은 3,37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캐시 아메리카는 500개의 전당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전당포들은 수표를 현찰로 바꿔주거나 단기 대출 업무도 실시하고 있다.
한편 긴급으로 현찰을 마련하기 위해 이들 비은행권 금융업체를 찾는 고객들 가운데 비교적 소득 수준이 높은 중산층이 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해고 열풍 속에 일자리를 잃은 직장인이 크게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어드밴스 아메리카의 켄 캄턴 최고 경영자는 “우리 점포를 찾는 고객들의 연 중간 소득은 대략 5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9,000달러 이상 높아졌다”며 “전체 고객 중 1년에 7만5,000달러 이상 소득을 올리는 고객의 비율이 20%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캄턴 최고 경영자는 “지난 12개월 동안 고객들의 인구 분포 변화를 살펴볼 때 재정 위기를 넘기기 위해 우리 점포의 문턱을 넘는 고객들이 보다 광범위해 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드밴스 아메리카는 전국에서 2,700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년 동안 페이데이 렌더업계에서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차지하고 있다. 4분기 어드밴스 아메리카의 수익은 1,98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투자금융업계의 분석가 데이빗 버츠래프는 “비은행권 금융업체들의 성장 이면에 신비는 없다. 은행들은 일반 고객들에게 대출을 주저하고 있고 저소득층 혹은 신용기록이 나쁜 고객들에 대한 대출을 원천봉쇄했다. 현찰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없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이 이들 업체들의 성장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고객유치를 위한 노력
비은행권 금융업체들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근무시간에 빠져 나올 수 없는 직장인들을 위해 영업시간을 연장하고 있고 직원과 고객들 사이를 가로 막는 유리창을 없애는 등 고객들에게 보다 친화적인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당포들은 예전에는 발길을 기피했던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일부 캐시 아메리카 점포는 최근 대형 샤핑몰에서 영업하고 있는 보석상에 못지않게 보석 진열장을 화사한 것으로 교체한 것은 물론 실내 조명시설을 화려한 것으로 바꾸었다. 캐시 아메리카는 고객들이 찾아가지 않은 보석을 새롭게 광을 내 보석 구입에 나선 다른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새 영업방향 모색
비은행권 금융업체들이 모든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아니다. 실직자들은 페이데이 렌더들을 이용할 수 없다. 실업률의 증가는 이들 업체들의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 이에 따라 이들 업체들은 새로운 수입원 마련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어드밴스 아메리카는 온라인을 통한 고객 유치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비은행권 금융업체들은 은행과 거래하지 않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선불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9.95달러의 수수료를 내고 선불카드를 구입할 수 있으며 떨어진 잔고를 메우기 현찰로 채울 때 마다 2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소비자 보호 단체의 반응
소비자 보호 단체인 ‘책임 있는 대출을 위한 센터’는 높은 이자율을 근거로 페이데이 렌더들을 합법적 고리대금 업체라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현찰을 마련할 길이 없는 생활이 어려운 계층의 소비자들을 주로 먹이감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업체들이 300달러짜리 추후 입금 수표를 받고 차용인에게 이자와 수수료를 뺀 255달러를 지급할 경우 업체들이 적용하는 연 이자율은 459%에 달한다. 노스이스턴대학 노동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현재 전국에서 연 소득이 1만2,499달러 미만인 소비자들의 실업률은 30.8%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계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페이데이 렌더들을 대표하는 ‘지역사회 재정 서비스 협회’의 스티븐 슈라인 대변인은 “소비자들은 병원비 혹은 자동차 페이먼트 등을 내기 위해 갑작스럽게 현찰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들을 위해 단기 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비은행권 금융업체들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고 영업에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많은 가정이 필요로 하는 현찰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한 이들 업체들은 더욱 번성할 것으로 진단했다.
<황동휘 기자>
경기침체로 현찰이 부족한 소비자들 가운데 전당포 등 비은행권 금융업체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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