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수준 못 벗어난 공개사과
교통사고·PGA복귀 언급 안해
엇갈린 반응속 궁금증만 증폭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과일까, 아니면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일까.
미 전역에 생중계된 추락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입장 표명은 결국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사과가 수없이 되풀이됐으나 그것은 예상됐던 바였고 그 이상도, 이하도 없었다. 지난해 추수감사절 밤에 발생한 교통사고의 경위나 그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고 언제 PGA투어에 돌아올 것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물론 부인 엘린 노드그렌은 이 장소에 나오지 않았고 은퇴나 이혼같은 애초부터 가능성 없었던 ‘깜짝’ 발표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가 사건이 터진 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는 것 외엔 이날 그의 입장 표명으로 달라진 것은 별로 없었다. 결국 지금도 문제는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그의 말속에 얼마나 진실이 담겨 있었느냐 하는 것과 그의 사과가 진심으로 받아들여질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19일 PGA투어 헤드쿼터가 있는 플로리다 폰테비드리비치 TPC 소그래스 클럽하우스내 선셋룸에서 이뤄진 이날 발표는 우즈가 미리 준비한 성명을 1대의 카메라와 약 40여명의 지인들 앞에서 읽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AP와 로이터, 블룸버그 등 3개 통신사를 포함, 6명의 기자가 참석했으나 질문은 허용되지 않았고 우즈는 약 14분에 걸쳐 준비한 성명서를 낭독한 뒤 어머니 쿨티다 우즈를 포함, 참석한 지인들 몇 명과 포옹 및 악수를 나눈 뒤 떠났다.
우즈는 이날 성명서를 읽으면서 두어 번 감정적인 순간이 보이긴 했으나 전체적으론 침착하고 냉정한 자세를 견지했다. 자신의 자녀들과 부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달라는 말을 하는 부분에선 단호함이 느껴졌다. 여러차례 걸쳐 사과할 때에도 미리 생각해 둔 것처럼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했고 고개를 떨어뜨리거나 숙이지는 않았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진실성을 느낄 수 있게 해준 반면, 한편으론 계산된 행동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의 발언 역시 완벽하게 느껴질 만큼 빈틈이 없었다. 사실 너무 완벽했기에 오히려 철저하게 준비한 결과로 느껴줄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는 “돈과 명예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법이 자기에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자신의 잘못을 자책했고 자신이 불교도로서 자라온 사실을 공개하면서 앞으론 어머니로부터 배운 불교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질의응답이 없는 일방적인 발표로 그의 속마음을 완전히 읽기는 불가능했고 그의 의견표명을 지켜본 사람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의견이 반반으로 확연하게 엇갈렸다. 결국 이날 우즈의 사과가 진심어린 것이었는지는 시간만이 답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김동우 기자>
타이거 우즈가 지난해 추수감사절 밤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사과를 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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