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츠가 과연 롬바르디 컵을 들어 올려 뉴올리언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지가 44회 수퍼보울의 관전 포인트라는 내용의 칼럼 ‘뉴올리언스판 인빅투스’를 읽었다는 미시시피의 한 독자가 수퍼보울을 앞두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광팬으로 역사적인 일요일을 기다리는 감동과 전율이 온몸을 휘감고 있다고 밝힌 독자는 “이번 수퍼보울에서는 세인츠가 승리할 수밖에 없다”며 그 근거를 숫자풀이를 통해 재미있게 설명했다.
“이번 수퍼보울은 44회째입니다. 오바마는 44대 대통령이죠. 크리스마스부터 수퍼보울 사이에는 44일이 있습니다. 수퍼보울 선데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지 4년4개월이 됩니다. 그리고 세인츠는 컨퍼런스 챔피언십 경기에서 연장전 4분44초 만에 승리했습니다. 세인츠는 44년 된 팀이죠. 그러니 운명의 팀이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풀이가 영험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세인츠는 44회 수퍼보울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신데렐라 팀으로 떠올랐다. 경기 전 대다수 전문가들은 콜츠의 승리를 예상했다. 풋볼 팬들의 객관적인 예상 역시 콜츠였지만 심정적인 응원은 세인츠로 기울어져 있었다.
세인츠는 예상을 뒤집고 극적인 승리를 거둠으로써 44회 수퍼보울을 어는 누구도 연출하기 힘든 극적인 드라마로 만들었다. 수퍼보울을 30년간 취재했다는 LA타임스의 스포츠 칼럼니스트는 “이번처럼 경기가 끝난 후까지 경기장의 함성이 크고 열기가 뜨거운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만약 당초 예상대로 콜츠가 우승했더라면 심드렁한 수퍼보울이 될 뻔 했다.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는 “마법이라는 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이번 수퍼보울은 단순한 경기 이상이었으며 세인츠는 그저 하나의 풋볼 팀이 아니다. 이 팀에는 뉴올리언스의 희망과 꿈, 그리고 투쟁이 반영돼 있다”는 말로 세인츠 우승을 축하했다.
패배로 상징되던 세인츠가 팀과 도시를 짓눌러 온 많은 역경을 딛고 NFL 정상에 우뚝 선데 대해 커미셔너 뿐 아니라 수많은 미국인들은 함께 기뻐하고 감동하고 있다. 많은 미국인들에게 사랑 받는다는 의미에서 달라스 카우보이스에 붙여져 온 ‘아메리카의 팀’이라는 호칭이 지금 이 순간에는 세인츠에 더 어울려 보인다.
세인츠의 2009년을 한마디로 집약한다면 ‘최초들이 이어진 시즌’이라 할 수 있다. 처음으로 13연승 기록을 이어갔으며 첫 넘버 원 시드, 그리고 첫 NFC 타이틀, 그리고 첫 수퍼보울과 함께 뉴올리언스에 첫 주요 스포츠 챔피언십을 안겨줬다. 이보다 더 완벽한 마무리는 불가능하다.
이번 수퍼보울은 스포츠가 선사하는 재미와 감동, 그리고 치유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날 경기를 보면서 많은 이들은 모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2월 중순부터는 뉴올리언스의 대표적 축제인 마디 그라가 열린다. 축제 공식 개막까지는 아직 8일 남았지만 7일 밤 세인츠의 수퍼보울 우승으로 축제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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