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오지 선교 우창일·명희 부부
은퇴 후 농업 선교·단기선교팀 지원 구슬땀
“여생을 보람있게 보내 행복합니다.”
생업에서 은퇴한 60대 노부부가 중미 과테말라 오지에서 선교에 헌신하고 있다.
엘크리지에 거주하는 우창일(69)·명희(64)씨 부부가 과테말라 선교를 시작한 것은 3년 전. 은퇴 후 4-5년간 아프리카, 동남아 등 선교 여행을 다니면서 여생을 선교로 보낼 마음을 굳혔고, 미드 애틀랜틱 실버 미션 스쿨 2기를 수료하며 준비를 갖췄다. 우씨 부부는 출석하던 벧엘교회에서 현지 선교사의 보고를 들은 후 선교지를 과테말라로 정했다.
선교지인 치섹은 볼티모어에서 항공편으로는 4시간 반 걸려 수도 과테말리 시티에 도착, 버스로 7시간을 험한 산길을 달려가야 한다.
마야 인디오 원주민들이 스페인침략자들을 피해 산속으로 도망가서 살던 지역으로 주민들은 스페인어 대신 마야어인 깨치어를 사용한다. 밀림 속에 35가구 가량의 마을이 200여개 있다. 이곳은 열대기후 더위와 모기, 식수가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이곳에는 10년 전 한인선교사들이 진출, 초, 중학교와 병원, 선교관, 청소년회관, 목장 등을 세웠다.
뉴저지 갈릴리교회가 가장 먼저 초등학교를 세운 이후 미주에서 교인 50명 미만의 작은 한인교회들이 단기선교를 와서 나머지들을 세워 의미가 크다.
1.5세인 유도현 선교사 가정이 상주하고 있으며, 피츠버그에서 은퇴한 김용일 의사 부부가 의료선교를 하고 있다. 또 달라스에서 수십년간 도넛 가게를 운영하다 은퇴한 유 선교사의 부모도 빵기계를 갖고 와서 주민들에게 빵을 제공하고 있다.
우씨 부부는 1년에 절반가량 이곳에서 머물며, 남편은 농업선교, 부인은 단기선교팀 지원을 한다. 특히 우창일씨의 농업선교는 주민들에게 돼지와 유실수들을 기르게 해 현지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고려대 농과대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농사의 꿈을 갖고 있던 우씨는 선교지에서 꿈을 펼치게 된 것이다. 우씨는 각 가구마다 암돼지 1마리씩을 주고 키우는 법을 가르친 다음 성장해 출산하면, 암돼지는 돌려받고 새끼들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돼지를 불려나가고 있다. 한국전 후 미국선교단체들이 한국서 이용한 방법이다. 돼지를 주기 전 족장 및 가구주가 함께 중간에 팔거나 잡아먹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게 한다.
또 각 가정을 돌며 축복기도와 함께 오렌지, 망고, 아보카도 등 나무 묘목을 심어줘. 4-5년 뒤 결실을 맺게 한다. 현재 돼지는 70여 마리로 늘었고, 과일나무도 500여주로 불어났다. 여기에 우씨는 농장에서 닭과 칠면조도 기르기 시작, 20마리로 시작한 닭은 200마리, 칠면조는 40여 마리로 늘었다.
우씨는 농업선교를 위해 지난해에는 충북 괴산의 자연농법학교를 수료했으며, 미국에 있는 기간에는 부인과 함께 농기구 등을 구입한다.
선교의 성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무표정한 주민들은 처음에는 손을 흔들어도 반응이 없었으나 이제 맞받아 흔든다. 지난 12월 벧엘교회의 단기선교팀 16명이 손재학 목사의 인솔로 와서 가진 성탄축하예배에는 3,700여명의 주민이 몰려 시장에게 요청해 공설축구장을 이용해야 했고, 경찰이 동원돼 질서를 유지했다.
우씨 부부는 1975년 도미, 뉴욕에서 21년간 청과상, 생선가게,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다, 1996년 볼티모어로 내려와 세탁소를 시작했다. 세탁소는 7년전 은퇴와 함께 둘째 아들에게 물려줬다.
우씨는 “선교를 하지 않았으면 친구들과 골프나 치며 소일하고 있을 것”이라며 “마지막 생애 좋은 일을 하다 주님 앞에 갈 수 있는 소명이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는 누구나 할 수 있으며 노년을 보람되고 건강하게 보낼 동역자들이 많이 나오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의 (410)799-5510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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