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자 선수 2명 호주오픈 4강
정지에 이어 리나도 비너스 꺾고
남자는 나달·로딕 탈락…머리 4강
중국 여자 테니스가 역사를 새로 썼다. 정지에와 리나, 두 중국 여자 선수가 나란히 호주오픈 준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6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대회 9일째 여자단식 8강전에서 정지에가 먼저 마리아 키릴렌코(러시아)를 꺾은 뒤 리나는 비너스 윌리엄스를 격파했다. 준결승에서 정지에는 ‘돌아온 챔피언’ 쥐스틴 에넹(벨기에), 리나는 서리나 윌리엄스 대 빅토리아 아자레카 경기의 승자와 맞붙는다.
중국 선수 2명이 한꺼번에 메이저 테니스대회 8강에 오른 것도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8강에서 멈추지 않았다. 정지에는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마리아 샤라포바 등을 꺾고 올라온 키릴렌코를 2-0(6-1 6-3)으로 완파하고 4강에 선착했다. 2008년 윔블던에서 중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단식 4강에 올랐던 정지에는 개인 통산 2번째 메이저 4강의 쾌거를 이뤘다.
정지에의 다음 상대로는 복귀 후 첫 메이저대회에서 단숨에 4강까지 오른 에넹이 걸렸다. 에넹은 이날 나디아 페트로바(19위·러시아)를 2-0(7-6<3> 7-5)으로 꺾었다.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있던 2008년 5월에 갑자기 은퇴를 선언해 주위를 놀라게 했던 에넹은 지난해 9월 현역 복귀 의사를 밝힌 뒤 올해 1월 코트로 돌아왔다.
호주오픈에서는 2004년 우승이 최고 성적인 에넹은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모두 7번 정상에 올랐다. 프렌치오픈에서 4회, US오픈에서 2회 우승했으며 아직 윔블던은 제패하지 못했다.
리나는 비너스에 2-1(2-6 7-6 7-5) 역전승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2시간47분에 걸쳐 실책이 110개나 쏟아져 나온 경기였다.
리나는 지난해 US오픈과 2006년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도 8강에 올랐지만 4강은 이번이 ‘첫 경험’이다.
남자단식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미국의 간판 앤디 로딕(7번)이 각각 탈락했다. 나달은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5번)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도중 무릎부상을 이유로 기권했고, 어깨 통증에 시달린 로딕은 파이널 5세트에서 마린 칠리치(14번·크로아티아)에 무릎을 꿇었다. 로딕은 이 대회에서 단 한 번도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
첫 세트를 3-6으로 내주고 2세트도 타이브레이커에서 빼앗긴 나달은 3세트에서마저 0-3으로 뒤지던 도중 경기를 포기했다. 무릎 부상으로 지난해 윔블던에도 출전하지 못했던 나달은 패배보다 앞으로 몸 상태를 더 걱정하게 됐다.
머리는 영국 선수로는 25년 만에 호주오픈 결승에 올라 6피트6인치 장신 칠리치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22세인 머리는 “작년 US오픈에서 칠리치에 당한 스트레이트 세트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잡아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고 나달도 “현재 컨디션을 볼 때 머리가 영국의 한을 풀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규태 기자>
비너스 윌리엄스를 꺾은 리나가 환호하고 있다. (AP)
정지에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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