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 상촌면, 딱 한 곳 민박집 있다
주인은 교통사고로 실명을 했는데 이층방 몇 개로 민박을 친다. 밤에도 검은 안경을 끼고 바깥으로 난 어두운 계단을 앞장서서 방을 안내하고 이불을 꺼내주고 형광등을 켠다. 봄날이라 해도 산골마을은 밤이 일찍 찾아와 추위를 느끼기 마련, 초저녁에 보일러를 넣었다가 새벽이 오기 전에 꺼버리는 민박집이 많은데 상촌면 민박집은 아침이 올 때까지 보일러를 끄는 일이 없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마음의 불, 밤새 켠 것이다
김영재 (1948 - )
주인이 바보 같다. 산골마을에 민박집이 하나밖에 없어서 바가지 좀 씌워도 일찍 찾아온 밤 때문에 딴 곳으로 가지도 못할 테고, 어차피 나갈 사람이니 새벽에 일찍 보일러를 꺼도 될 텐데. 장님이라 세상 물정에 어두워 그런 모양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마음의 불 환히 켜져 있어 다 알면서 그런 거란다. 너무 똑똑한 척 마란다. 보일러 따뜻함도 다 마음으로 켠 불 덕분이란다.
김동찬 / 시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