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츠 수퍼보울 진출
‘쥐 구멍에 볕든 날’
1967년 창단 이후 처음
“꼴찌 만세!”
오래 살고 볼일이다. ‘NFL의 만년 꼴찌’ 뉴올리언스 세인츠가 1967년에 창단한 이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수퍼보울 진출의 꿈을 이뤘다.
오는 2월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세인츠 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대결로 벌어지는 수퍼보울 XLIV(44) 이후 ‘꿈의 무대’ 진출 경험이 없는 NFL 구단은 1994년에 창단된 잭슨빌 재규어스와 2002년 창단 휴스턴 텍산스 등 신생팀들 이외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와 디트로이트 라이온스밖에 없게 된다. 세인츠는 지난 24일 NFC 결승에서 연장 대접전 끝 미네소타 바이킹스를 31-28로 따돌리고 그 한을 풀었다.
그 경기 또한 역사상 처음으로 뉴올리언스에서 벌어진 NFC 결승으로 뉴올리언스는 아직도 온통 축제 분위기다. 뉴올리언스는 지금 “Who dat, who dat, who dat say they gonna beat them Saints?”(루이지애나주 사투리로 - 누구냐, 누구냐, 우리 세인츠를 꺾겠다고 떠드는 자들이 도대체 누구냐)라는 ‘세인츠 찬가’가 울려 퍼지고 있는 ‘후댓 네이션’(Who Dat Nation)이다.
오래 동안 기다렸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타리나가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갔던 뉴올리언스는 그 동안 제대로 된 풋볼 팀도 몇 번 구경하지 못했다. 장장 43년 동안 세인츠의 5할 승률이 넘은 적은 이번 시즌이 단 9번째. 그래서 한 동안은 ‘Aints’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NFC 결승 4쿼터 막판 바이킹스 쿼터백 브렛 파브의 패스를 가로챈 세인츠 디펜시브백 트레이시 포터는 특히 세인츠의 ‘꼴찌 전통’에 대해 잘 안다. 바로 루이지애나주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터와 동료 세이프티 대런 샤퍼 등은 경기 후 거리에 나가 뉴올리언스 시민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너무나 지치고 몸이 아파 도저히 나갈 수가 없어 그 파티 분위기를 TV 화면을 통해서만 즐겼다고.
세인츠 수비수들은 피곤한 게 당연했다. 바이킹스 오펜스를 82차례나 막아야 했던 반면 세인츠는 공을 쥔 적이 연장전까지 합쳐 55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결승 필드골까지 연장전에서 10차례 플레이를 빼면 4쿼터까지 오펜시브 플레이가 45-82로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세인츠가 어떻게 이겼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날 40야드 결승골을 성공시킨 킥커 개럿 하틀리는 “믿을 수가 없다.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고맙다며 내 손을 잡는데 꿈만 같다”며 만인의 은인이 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수퍼보울 XLIV(44)에서 콜츠의 4점차 우세를 점치고 나섰다. 세인츠가 이 예상을 뒤엎고 우승한다면 이번 포스트시즌 3승째를 거두는 것인데 세인츠는 그 전 42년을 합쳐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거둔 승리가 단 2승이다. 이번에 단숨에 그 42년을 뛰어넘어야 하는 것.
세인츠 세이프티 샤퍼는 이에 대해 “우리 편이 아닌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회가 소중하다는 점을 더 잘 알고 있다”며 “뉴올리언스와 세인츠는 온갖 수난을 다 겪었다. 이제는 열매를 맺을 때로 이 기회를 소중하게 여기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규태 기자>
쿼터백 드루 브리스(왼쪽) 등 창단 43년 만에 수퍼보울 진출의 꿈을 이룬 뉴올리언스 세인츠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AP)
뉴올리언스는 지금 온통 축제 분위기다. (AP)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