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향후 10년간 전세계 다른 나라 모두를 합친 것보다 3배나 더 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의 민간 원전업계는 현재 11개의 원자로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매년 10기를 더 건설할 예정이다. 대규모 발전이 시작된 지난 15년간 아직까지는 큰 사고가 없었다.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이 원자력 발전을 확대할 경우 최소 탄소 배출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건설 속도가 너무 빨라 중국 안팎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중국은 원전 검사 기술자 훈련에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전기 수요 급증으로 만성공급 부족
과속 원전 팽창에 따른 안전 우려도
중국처럼 급속히 원전 생산을 늘린 나라는 70년대 미국이다. 그러다 1979년 펜실베니아에서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사고를 내고 말았다. 중국은 원자력 발전소를 대도시 인근에 건설하고 있어 만약 사고가 난다면 수천 만 명이 해를 입을 수 있다.
거기다 중국은 식품, 약품, 장난감, 그리고 작년 사천성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에서 보듯 질과 안전보다는 경비 절감과 이익, 그리고 부패가 우선하는 분위기 속에서 원전 안전도를 유지해야 한다.
리간지에 중국 국립 원전안전국장은 “지나치게 빠른 원전 확장에 주의하지 않는다면 건설의 질과 안전도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을 둘러싼 최고위급 스캔들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중국은 중국 국립 원전 공사 사장인 강리신을 파면하고 구금했다. 2억6,000만 달러짜리 공사 도급 계약에 부정이 개입됐다는 것이다. 강은 현재 조사를 받고 있으며 아직 기소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강의 결정이 원전의 안전을 해쳤다는 증거는 없지만 이는 중국 원전 관계자들이 결정을 내릴 때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지 않는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장난감과는 달리 정부의 엄격한 감독을 받는 항공업계의 경우 중국은 훌륭한 안전 기록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와 원전업계가 할 일은 발전소 신축이 늘어나면서 규칙을 어기려는 업자들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4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있는 웨스팅하우스의 윌리엄 포이리어 부사장은 “그것이 걱정거리”라며 “우리는 다른 분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인에 본부를 둔 국제원자력기구의 원전 안전국장인 필립 자메는 중국이 외국 검사관을 환영하고 있으며 “운영 안전 기록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원자력 기구가 중국이 발전 시설을 대폭 늘리면서 충분한 검사관을 갖고 있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필요한 사람 수를 계산할 때 그들이 갖고 있는 스탭 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원자력 기구는 내년 검사관 훈련이 필요한 전문가를 보내달라는 중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원자바오 총리는 내년까지 안전 감독관 수를 지금보다 다섯 배 많은 1,000명으로 늘리라고 명령했다. 중국은 2개의 국영 원전회사를 갖고 있다. 북동쪽을 맡고 있는 중국 국립 원자력 공사와 남동쪽을 맡고 있는 중국 광동 원자력 그룹이 그것이다.
서방 전문가들은 프랑스제 원자로를 사용하고 광동 원자력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셴진 원자력 발전소를 중국도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할 수 있다는 증거로 든다. 여기에는 세계 안전 심사 대회에서 우승한 트로피가 진열돼 있다.
국립 원전 공사도 국제 감독관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사고를 낸 적은 없다. 그러나 그 뿌리는 구소련과 깊은 관계를 맺어온 정부 기관이며 내부 사정이 밖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다 부패 스캔들까지 터져 더 우려를 낳고 있다. 이 회사는 광동 그룹보다 향후 10년간 더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원전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중국어 웹사이트에서 강 사장 체포와 관련된 뉴스를 삭제하는 등 이를 감추려고 했었다. 이와 관련된 질문을 하자 강 사장 얘기는 빼고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만을 팩스로 보내왔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인 강 사장의 체포는 중국이 안전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증거다. 지금 중국 원전은 풀가동하면 중국 전체 전기 수요의 2.7%인 9 기가와츠를 생산해 낼 수 있다. 3년 전 정부는 2020년까지 이를 4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곧 이 목표를 2020년까지 70 기가와츠로, 2050년까지는 400 기가와츠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의 전기 수요는 급속히 늘고 있어 이 계획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원자력 발전은 전체 수요의 9.7% 밖에는 공급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처럼 원전 발전이 늘어나면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석탄을 사용하는 것보다 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 에너지 기구의 조나단 신튼은 “탄소 배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는 좋은 뉴스지만 해결책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중국은 경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럼에도 경제가 워낙 빨리 성장하고 있어 2020년이 되면 탄소 배출량은 72~88%가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과제는 원자로 핵이 녹아 방사능을 유출한 스리마일 아일랜드나 사상 최악의 원자로 사고로 꼽히는 1986년의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를 내지 않고 원자로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중국은 체르노빌에서 폭발한 것과 같은 원자로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중국은 또 스리마일 아일랜드 사고를 낸 자격 미달 기술자들의 문제점을 연구하고 있다. 과학기술부 부부장인 류얀화는 중국 원전이 안전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아무런 사고가 없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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