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세대가 아닌 노년층에게 인터넷, 셀폰 문자 메시지, 비디오 채팅 등은 편치 않다. 괜한 두려움에 빠지기도 한다. 완전히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새로운 방법으로 뭔가를 해야 하는 도전이다. 그럼에도 불구 점점 많은 노년층에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이메일을 쓰며 손자손녀들과 스카이프로 대화하고 페이스 북을 관리하는 것은 일상적 활동이 되고 있다.
노년층 겨냥한 첨단기기 개발 활발해
하이텍 지팡이·신발, 기억보조 안경 등
이메일, 스카이프 가르쳐주는 핫라인도
인기 가족 시트콤 ‘브래디 번치’에서 엄마 역할을 맡았던 플로렌스 헨더슨은 올해 나이 75세 다. 아이들 여섯을 키우는 씩씩한 엄마 이미지로 지난 70년대부터 살아왔는데 요즘 셀폰으로 텍스트 메시지 보내는 법을 배우려니 자녀들에게 묻기가 싫다.
테크놀러지에 빠삭한 아이들이 뜨악하게 쳐다볼게 싫어서다. 테크놀러지가 관련된 물건에 대해서는 항상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그는 자녀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대신 회사 동료로부터 3분간 레슨을 받았다.
이제 헨더슨은 텍스트 메시지 보내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고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손녀와 함께 비디오 채팅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못하던 것을 배우고 나니 뭔가 힘이 생긴 듯한 느낌이 든 그는 그 경험을 살려 지난 10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노년층을 위한 테크놀러지 서비스업이다. 노인들이 당황하거나 쫓기는 듯한 느낌 없이 편안하고 느긋하게 첨단 기기 관련 조언과 안내를 하는 사업이다.
“컴퓨터와 함께 자라지 않은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 같은 일이지요. (테크놀러지들이) 모두 나를 비껴 지나간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무척 속이 상했어요”
해가 갈수록 테크놀러지에 편안해 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고 미국은퇴자 협회의 하워드 바이크 부사장은 말한다. 노년층이 편안해하도록 테크놀러지가 맞춰가는 측면도 있다. 노년층을 위한 하이텍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사업가들과 연구진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
UCLA 노화센터는 지난 10월 제2차 테크놀러지와 노화 컨퍼런스를 열고 건강하게 나이 드는데 테크놀러지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를 논의했다. 두뇌를 명석하게 하는 게임, 비디오 시스템을 이용한 운동 게임 같은 것들이 논의 되었다.
그런가 하면 다음달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전자제품 쇼에는 소위 실버 회의가 하루종일 개최된다. 베이비 붐 세대와 노인들을 위한 테크놀러지 상품과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는 행사이다. 노인용으로 개발돼 곧 시판될 상품과 서비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하이텍 지팡이·신발
테크놀러지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지팡이와 신발도 하이텍으로 간다. UCLA 무선건강 프로그램 연구진은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를 부착한 신발과 지팡이를 개발했다. 전투기와 미사일 용으로 개발된 이들 기기는 지금 첨단 전화기 속에도 들어가 있다.
첨단 지팡이와 신발은 사용자의 균형감각을 감독해 넘어지지 않고 안전하게 걷도록 가르친다. 내부에 장착된 감지기는 또 사용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의사나 보호자에게 전송할 수가 있다. 그래서 예를 들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일어난 환자들이 퇴원 후 어떻게 회복되고 있는 지를 의료진이 정확하게 살필 수가 있다.
이들 신발과 지팡이는 아직 시험단계이지만 내년 초에는 시판될 것으로 개발업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자동 확대 스크린
카네기 멜론 대학과 피츠버그 대학이 손잡고 설립한 ‘삶의 질 테크놀러지 센터’의 엔지니어들은 사용자에 맞게 자동 조절되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그 중 하나인 ‘린 & 줌’은 컴퓨터 스크린이 알아서 확대해주는 장치이다.
컴퓨터 사용자가 화면의 내용을 좀 더 잘 보기 위해 앞으로 몸을 기울이면 자동적으로 그 부분이 확대되는 것이다. 컴퓨터에 붙어있는 비디오카메라가 사용자의 위치를 감지해 작동된다. 사람이 몸을 가까이 기울일수록 더 크게 확대가 되는 것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20달러 수준으로 오는 3월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2010년 후반 이 센터는 또 개인 맞춤형 내비게이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일반적 내비게이션과 달리 이 장치는 사용자의 운전 습관을 파악해 그에 맞게 길을 안내한다. 예를 들어 좌회전을 싫어하고 우회전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는 좌회전 길을 피해서 길을 알려주는 것이다.
▲테크놀러지 핫라인
테크놀러지의 발달로 사방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비디오 채팅이나 게임을 같이 하며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노년층과 젊은 가족들 사이에 긴장이 조성될 수가 있다. 노인에게 첨단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다가 젊은이들은 지쳐서 두 손을 들고 노인들은 두 번 다시 안 배우겠다고 손을 내젓는 일이 벌어질 수가 있다.
헨더슨의 벤처기업, FloH 클럽은 노인들이 테크놀러지 이용에 의문이 있을 때 편안하게 연락해서 도움을 받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수신자 부담 전화로 이메일이나 페이스북, 스카이프, 디지털 카메라 혹은 i팟 사용법을 배울 수가 있다.
테크니션들이 직접 같이 하면서 상세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고객이 허락할 경우 고객의 컴퓨터로 들어가 작동을 해주기도 한다.
회원 가입비는 한달에 25달러 혹은 연회비 250달러.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을 경우 한번 도움을 받는데 50달러이다.
▲기억보조 안경
노인이 되면 단기 기억력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노인들의 이런 증상에 대한 해결책을 ‘삶의 질’ 센터가 개발 중이다. 기억 보조 안경이다.
안경에 두 개의 작은 카메라가 부착 되어 있어 보조 뇌 같은 역할을 한다. 카메라 중 하나는 앞을 보고 다른 하나는 사용자의 눈에 초점을 맞춰 눈이 보는 대상들을 추적한다. 그래서 안경 속 메모리칩은 사용자에게 친숙한 얼굴이나 장소들의 이미지와 정보를 간직한다.
내년 후반기 쯤 나올 것으로 보이는 이 안경은 기억력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알츠하이머, 자폐증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쓰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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