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교회를 옮기게 되었다. 장소도 바뀌었고, 예배시간도 더 늦춰졌고, 예배 스타일에도 변화가 있으며, 성경공부 장소, 시간, 내용 및 그 후 저녁식사와 교제시간에도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기게 되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점차 적응해 나가고 있지만, 역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불편함과 어색함과 긴장감을 동반한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비단 교회를 옮기는 것에만 아니라, 이사를 가는 것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도, 직장이나 직업을 바꾸는 것도,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는 것도 그 결정과 실행에는 모두 삶의 크고 작은 변화가 수반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새로움이 필요함을 알면서도 변화를 꺼려하는 나를 발견하는 요즘이다.

그저 현재의 익숙한 자리에 스스로 만족하고, 주저하고, 정체하고 있는 경우가 참 많다.

새로운 일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방향도 잡고, 결심까지 하는데, 막상 실행하려니 몰려들게 될 변화들과 적응해야 할 것들에 마음이 무거워져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성향이 나타난다. 새로운 일을, 변화를 두려워하는 심리의 깊은 곳에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유지하려는 마음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변화가 필요함을 알면서도 그 변화에 뒤따르게 될 새로움과 적응과 어색함과 불편함이 자신의 발목을 잡는다. 안전하고 편한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길을 향해 한 발 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

넘어지려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절대 자전거를 탈 수 없다. 물을 먹게 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절대 수영을 배울 수 없다. 상처받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사랑을 시작할 수도 없듯이 말이다. USC에서 사랑학 강의를 통해 젊은이들의 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던 교육학자 레오 부스카글리아는 위험감수가 성장의 필수요소임을 강조했다.

웃음을 터트리는 건 바보처럼 보일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눈물을 흘리는 건 감상적인 사람으로 여겨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건 그 사람의 인생에 휘말릴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사람들 앞에서 생각과 꿈을 이야기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인생의 가장 큰 위험은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 것도 성취하지 못하고, 아무 것도 갖지 못하며, 결국에는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된다. 그 사람은 힘듦과 슬픔을 피할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배움과 변화와 성장과 사랑과 참 인생을 경험할 수 없다.

배움과 성장이 있는 삶을 살아가려면 때에 맞는 변화들이 필요하다.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 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삶의 기회들을 위험을 감수하지 못해 그저 흘러가게 둔다면 시간이 흘러 내 삶을 뒤돌아봤을 때 후회와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위험을 감수하는 삶, 웅크려만 있지 말고 모험하는 삶을 살고 싶다.

권무성 / 애드크리아시안즈 광고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