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초 페라리,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포셰 GT, 벤츠 SLR 맥라렌, 부가티 베이론의 특징은 무엇일까? 바로 ‘수퍼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는 점이다. 이런 수퍼카는 이탈리아를 주축으로 주로 유럽 출신 모델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아시아권에서도 수퍼카라고 불릴 만한 하이 퍼포먼스 모델이 등장했다. 바로 닛산 GT-R이 그 주인공이다.

수작업 엔진조립 장인정신으로 하루 완성 차 몇대뿐
파워와 스포티한 디자인 유럽 모델들과 어깨 나란히

GT-R의 족보를 들여다보면 일본을 대표하는 스포츠카 중 하나인 스카이라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카이라인이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혈통을 이어왔지만, GT-R은 독립적인 1세대로 등장했고 처음으로 좌핸들 모델을 생산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GT-R은 누구나, 언제, 어디에서도 하이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멀티 퍼포먼스 수퍼카’를 컨셉으로 제작됐다. 익스테리어는 2005년 모터쇼에 출시된 ‘컨셉카 GT-R’을 거의 그대로 물려받아 파워풀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보여주며 하코스카와 컨메리 등을 떠올리게 하는 에지와 리어 램프를 통해 과거 GT-R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실내는 2+2 버켓 시트가 적용되어 다이내믹한 주행 때 운전자의 몸을 고정시켜 주며, 센터페시아는 동선이 짧고 미터와 센터 디스플레이가 같은 높이에 있어 쉽게 눈에 들어오도록 설계됐다. 프런트 시트는 가죽과 아르칸타르를 소재로 한 콤비 시트로 8단계의 파워 시트 기능과 시트 히터를 갖춘다. 핸들과 시프트 노브 또한 가죽을 사용한다. 또한 주행하면서 차량의 셋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셋업 스위치를 패널부 중앙에 마련해 트랜스미션, 쇽업서버, VDC-R의 모드 변환이 가능하다.

엔진은 3.8리터 V6 트윈터보 엔진 ‘VR38DETT’를 탑재했다. 이 엔진은 스카이라인의 VQ 엔진과 부품 공유를 하지만 실린더 블록 등 주요 부품은 모두 새롭게 설계해 제작했다. 또한 이 엔진의 조립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며 닛산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12명의 장인에 의해 더스트가 없는 클린 룸에서 조립된다. 때문에 하루에 단 몇 기밖에 생산할 수 없다. 이렇게 생산된 엔진은 주행 테스트를 받게 되고 정해진 기준에 합격해야만 출고가 가능하다. 기술을 넘어 하나의 작품이라고 부르기에도 무리가 없는 정성이 가득한 차량이다. 트랜스미션은 닛산과 보르그워나로가 새롭게 공동 개발한 것으로 폭스바겐의 DSG와 유사한 2페달식 6단 M/T가 조합됐다.

차량의 전후 중량 배분을 최적화하는 목적으로 엔진과 기어박스는 완전히 분리했다. 즉, 엔진은 보닛 안에 장착하고 새롭게 개발된 트윈 클러치식 기어박스는 리어시트의 바로 밑에 놓았다. 구동방식은 FR이 베이스가 되며, 슬립 등이 발생될 때에는 리어의 트랙션을 제2의 샤프트로 프런트에 되돌리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독립형 트랜스 엑슬 4WD). 서스펜션은 프런트가 더블 위시본, 리어가 멀티 링크식, 타이어는 20인치 런 플래트 타이어가 적용된다. 북미 판매가격은 쿱 모델이 8만790달러, 쿱 프리미엄 모델이 8만3,040달러다.

<심민규 기자>



GT-R의 엔진은 3.8리터 V6 트윈 터보엔진 ‘VR 38DETT’를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