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회가 시대를 거꾸로 가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있던 울타리도 허물고 밖으로 눈을 돌리는 개방시대에 한인회는 겹겹이 울타리를 치고 끼리끼리만 지내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회장 입후보 자격을 너무 제한, 참신한 리더십 발굴을 막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개정된 한인회 ‘정관 및 선거관리 규정’에 의하면 한인회장 후보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 첫째는 재력이다. 종전까지 5만 달러였던 후보 등록금은 이번에 10만 달러로 뛰어올랐다. 과거에는 1만 달러가 공탁금, 4만 달러가 선거비용으로 선거 후 후보가 1만 달러를 되돌려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은 등록비와 선거비용을 각 5만 달러로 정하고 선거 후 일체 돌려받을 수 없도록 규정했다.
10만 달러를 쓸 각오와 재력이 없으면 회장선거 출마는 꿈도 꾸지 말라는 말이 된다. 봉사할 의욕과 경륜을 가진 인사들이 돈 때문에 등을 돌린다면 한인사회로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는 한인회 활동경력이다. LA 한인회장 후보가 되려면 LA 한인회에서 2년 및 타 봉사단체에서 3년의 봉사 경험이 있어야 한다. 한인회 활동경험이 회장직 수행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입후보군이 대폭 제한되는 것이 문제다.
한인회는 근본적 숙제를 안고 있다. 대표단체로서의 역할과 재정적 자립이다.
한인회가 만들어지던 30년 전에 비해 한인사회는 크게 변했다. 하지만 한인회 활동은 초기 이민생활을 돕는 수준에서 별로 벗어나지 못했다.
한인회가 대표단체가 되려면 한인들의 권익옹호를 위해 미 주류사회와 한국에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열린 시각의 능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후보 자격을 제한해 한 우물 안 인사들이 끼리끼리 회장직을 주고받아서는 전망이 없다. 재정적 자립을 위해서는 정부 그랜트 등 장기적이고 탄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회장 입후보비 올려 재정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너무 궁색한 발상이다.
한인회가 무엇보다 고민해야 할 것은 한인사회의 무관심이다. 회장 자격이 어떠하든, 누가 회장을 하든 대다수 한인들은 관심이 없다. 한인회가 먼저 제 역할을 해야 한인사회가 관심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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