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롱아일랜드 코맥 고등학교 11학년에 진학하는 이재환(16) 군의 꿈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의사가 되는 것이다.
중학교부터 교회를 다니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갖게 된 포부다. “우리 주변에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이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의사가 돼 사회적,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불우한 이들을 위해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재환이가 의사의 꿈을 키우게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삼형제 중 막내인 재환이는 어릴 적부터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는 큰 형을 옆에서 보며 커오면서 항상 ‘형과 같은 장애우들의 병은 고칠 수는 없는 걸까’라며 고민해왔다.“어릴 적에는 잘 몰랐는데 언제부터인가 형제들끼리 무슨 일을 함께 할 때면 큰 형에게는 제약이 많았어요. 그 때부터 저도 모르게 의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싹텄던 거 같아요.”재환이는 중학교 시절 매주 토요일이면 형과 함께 퀸즈 플러싱에 위치한 뉴욕밀알복지홈에서 생활을 하곤 했다. 형이 이 곳에서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현재는 코맥으로 이사가는 바람에 너무 멀어 가끔씩 밖에 가지 못해 아쉽지만 고등학교를 마치게 되면 다시 형과 함께 복지홈을 다닐 계획이다. 코맥에서 세탁소를 운영 중인 아버지 이동익씨는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일인데 불편한 형을 옆에서 돕는 재환이가 대견스러울 뿐”이라며 “무엇보다 제 형같은 장애우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의사가 되겠다며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아버지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학교에서 수재로 꼽히는 재환이의 평균 성적은 100점 만점에 95점을 기록 할 정도로 매우 우수하다.11학년부터는 학교에서 가장 우수 학생들만 수강할 수 있는 IB 클래스에 들어가 미리 대학진학을 준비할 계획이다.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수학으로 매번 만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있다.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 홀로 고대 역사와 문명에 관한 책들을 즐겨 읽고 있다.
재환이에겐 학업 능력 외에도 남다른 재주가 많다. 현재 학교 테니스팀에서 활동 할 만큼 스포츠 감각이 뛰어난데다 첼로 연주도 수준급으로 학교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맹활약 중이다. 또한 세계 각국의 문화를 연구하고 홍보하는 ‘ICB’ 클럽의 멤버로 가입, 학교에서 코리안 컬쳐를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ICB 연례행사 때는 재환이가 주도해 타민족 학생들
에게 한국의 음식과 한복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마련,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의사라는 꿈을 이루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는 재환이는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서 반드시 형같은 장애우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히는 훌륭한 의사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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