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한인연합회관에 분향소
재미동포추모위원회도 구성
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 한인사회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자말자 합동 분향소를 설치했으며 각급 단체는 잇달아 성명서를 내고 김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워싱턴은 김 전 대통령이 80년대 2년여 망명생활을 하며 동포들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곳이라 추모 분위기는 더욱 남다르다.
워싱턴 지역의 4개 한인회는 18일 오후 합동 분향소를 애난데일의 한인연합회관에 설치하고 동포들의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분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장례식 때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 운영된다.
김영천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김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의 꽃을 피운 큰 지도자로 전 동포들과 더불어 애도하기 위해 분향소를 설치했다”며 “분향소는 4개 한인회와 각급 단체들이 합동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연합회는 18일 저녁 황원균 북 VA, 신근교 수도권 MD, 허인욱 메릴랜드한인회장 및 단체장들과 긴급모임을 갖고 향후 추모 일정 등을 논의했다.
주미대사관도 이날 오후 2시 대사관 본관 1층 회의실에 분향소를 설치, 조문객을 맞기 시작했다. 대사관 측은 “분향소 방문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설치기간은 장례형식이 국장이 될지 국민장이 될지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설립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 등에서 활동했거나 정치적 노선을 함께 했던 인사들은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재미동포추모위원회를 구성했다. 추모위에는 문동환 목사와 망명시절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이근팔 씨, 김응태, 이용진 전 평통 회장, 김재숙 민주동지회장, 안정원 인권연 전 총무 등 80여명이 참여했다.
각급 단체들도 성명서를 내고 추모 대열에 동참했다. 워싱턴 민주동지회(회장 김재숙)는 “고인은 다섯 번의 죽을 고비와 8년의 옥고를 치르며 나라의 지도자가 됐다”며 “그 분의 서거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고 양심을 속이는 자들은 기회주의자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민족경제비전연구소(소장 신대식)도 “워싱턴에서 동포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김 전 대통령은 재미동포들이 모국에서 체류하는데 불편 없도록 재외동포특례법을 제정하신 분”이라며 “동포들을 이해하는 그분의 서거는 큰 손실이자 불행”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인사회에서는 또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 발전에 헌신한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이 계속 이어지길 기원했다.
고인의 워싱턴 망명 시절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김응태 전 평통 회장은 “금년 들어 대통령다운 대통령 두 분을 잃은 우리의 심정은 비탄하고 허탈하다”며 “그분은 결코 죽지 않고 민족의 가슴 속에 부활해 우리와 영원히 대한민국에서 같이 살 것”이라고 애도했다.
인터넷 모임인 ‘사람사는 세상-워싱턴’의 한 회원(아이디: 아름다운 화원)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 그리고 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혜안과 지혜를 가진 분을 잃었다”면서 “금년에 김 전 대통령께서 가진 많은 고민과 답답함이 그분을 넘어지게 한 것 같다.”라고 적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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