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 (人和)
한국의 이른바 흥행배우라는 한 중년 배우가 최근 인터뷰에서 ‘상이란 상을 다 받으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하였을 때를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다’고 했다.
혼자 잘 난척을 너무 했기 때문이었단다. 철없이 안하무인으로 행동했을 때 선배들이 다 참아 주셨다는 것이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하였다.
영화란 주인공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고 ‘더불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잘 나가는 배우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아직도 삶이란 것을 혼자 살 수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다.
인간(人間)이라는 한자를 살펴보면 전혀 그렇게 착각할 수 없는데 말이다.
人은 어느 한 획이라도 없으면 설 수 없다. 인간이 홀로 설 수 없음을 보여준다.
間은 사이라는 뜻이다. 홀로 설 수 없지만서도, 서로 사이에 간격을 두어야 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살지만, 너무 간섭을 말아야 하는 것이 우리들이다.
그리고 사람은 서로 조화(調和)를 이루고 살아야 한다.
調는 말(言)을 두루(周) 아우루어 하나가 되고, 화(和)는 쌀(禾)을 나누어 먹는(口) 밥상 공동체임을 일컫는다. 또한 서로 의지하며 밥을 나누어 먹는 것을 인화(人和)라 한다. ‘한 솥 밥을 먹는다’는 것과 또 ‘밥상에 같이 둘러 앉아 먹는다’는 말이 얼마나 뜻이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몇 년 전 한 유명 배우가 시상식에서 자기는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앉아 먹기만 한 사람이었다면서, 영화를 만들면서 함께 고생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밥상 소감>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밥을 나누어 먹는다’는 말은 요즘 흔히 사용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noblis oblige)라는 말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귀족계급의 도덕의식과 공공정신이라는 뜻인데, 물질적 또 재정적으로 부유한 사람이 자신의 부(富)를 나눈다는 뜻으로 좁혀 사용하기도 한다. 재물을 탐(貪)하는 것이 상거래의 단위였던 조개를 지금 쥐어잡고 있음을 뜻한다면, 청빈(淸貧)의 빈(貧)은 조개(貝)위에 나눌 분(分)을 얹어 재산을 나누어 갖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청빈한 귀족이 지도자의 표본이 됨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부를 겸하지는 않았어도, 한 솥 밥을 같은 밥상에서 더불어 나누어 먹으며, 서로 의지하고 그러나 너무 간섭을 하지 않는 그런 조화를 이루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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