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로 시를 쓰는 시인
지난 6월 22일에 방영된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혀로 시를 쓰는 노차돌 시인의 안타까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지를 전혀 쓸 수는 없지만, 그의 건강하고 간절한 마음가짐은 보는 이들의 나태함을 일깨워 주었다. 그는 시가 자기의 “마지막 갈 길”이라고 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가 입으로 막대기를 물고 한글 자판기를 두드리면 좀 덜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입에 붓을 물고 또는 발가락 사이에 붓을 끼고 작품 활동하는 서예인과 화가도 있다.
물론 뒤틀어진 몸으로 혼자 앉지도 못하는 어려움이 있는 노차돌 시인이지만, 아들을 위해 자주 자판기를 닦아주는 어머니가 계시다. 그 어머니가 통에 막대기를 많이 담아 놓으면, 노차돌은 그 막대기를 입에 물고 자판기를 두드릴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한 개를 떨어뜨리면 또 다른 막대기를 물으면 될 텐데~ 물론, 그 분의 어려움을 잘 알지 못하고 하는 생각이겠지만, 이제 노차돌 시인의 사정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찾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노차돌 시인이 모음과 자음 한 자 한 자를 혀로 찍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은 하와이에서 방영이 중단된 <체험 삶의 현장>이라는 프로그램을 기억했다. 여러 분야의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어렵게, 힘들게 또 비능률적으로 일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미국의 OSHA (직장안전과 건강관리국)라는 정부기구를 생각했었다.
이 기구는 직장관련 사고로 발생하는 부상과 사망을 줄이기 위해 1971년에 설치되었는데, 설치 후 직장관련 사망은 62%, 부상은 42%가 줄었다. 건축자재는 물론, 직장인들이 사용해야하는 모자, 벨트 등 직업관련 사상(死傷)을 줄이기 위한 방편들을 규정한다.
<체험 삶의 현장>에서 보여 준 대부분의 현장은 OSHA 기준으로는 있을 수 없는 직장 상황이었다. 산재(産災)보험 보다는 사전 예방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서울에 그처럼 잘 발달된 지하철을 지체 장애인들이 거의 사용할 수 없는 것도 그들을 위한 안전과 편리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노차돌 시인이나 그와 같은 지체 장애자들을 동정하기 보다는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구와 방법을 고안하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는 모임들이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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